14일 정오쯤 찾은 대구 엑스코(EXCO) 서관 1홀. 엑스코의 넓은 홀이 수 백개가 넘는 부스로 가득차 있었고, 곳곳에서 '뚱뚱'거리는 목탁 소리와 불경 외우는 소리가 들렸다. 단정한 승복을 입은 수 많은 스님과 일반 관객들이 뒤섞여 서로 합장으로 인사를 하고, 부스를 구경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은 '2023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BEXPODG)'가 개막하는 날이었다.
'2023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BEXPODG)'는 불교 자원을 활용해 문화예술 산업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차(茶), 공예, 의복, 식품 등 불교관련 문화 상품 등을 소개하기 위해 총 150개 업체, 228개 부스가 참여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엑스포를 찾았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1시 이후에는 잠깐이지만, 입구에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등록한 사전등록자 수만 5천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에서는 주제전·특별전·법문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그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천년고찰 '고운사 메타버스'다. 이는 사찰 중 최초 3D구축·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을 통해 경내를 둘러보고, 예불, 108배, 사찰 음식 만들기, 포행 등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체험해보니 흙 밟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와 스님 말씀 등이 생생하게 들리고, 화면도 선명하게 보이는 등 꽤 높은 현실감을 보여줬다. 메타버스를 체험한 한 중년의 여성은 "사찰을 직접 가기 힘든 사람이나, 이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하면 좋을 것 같다. 아바타를 통해 하는 예불 체험은 어린아이들도 관심을 보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경주 남산 열암곡의 마애부처님이 쓰러져 있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미술작품과 함께 전시된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전'과 '상월결사 인도순례 사진전' 등도 관람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조직위원회 역시 이와 같은 주요 컨텐츠들을 입구 초입에 배치함으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도록 부스를 배치했다.
부스에는 불자들과 일반 관람객들이 뒤섞였다. 스님들은 목탁, 승복, 염주 등 사찰관련 물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승복 업체 관계자는 "엑스포는 다양한 불교 관련 물품을 한번에 구경할 수 있어 스님들이 자주 찾는다. 종종 불교 물품들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불자는 아니지만, 친구와 함께 엑스포를 찾은 김은해(38)씨는 "'차'(茶)를 좋아해 차 박람회도 종종 간다. 이번 엑스포에도 차와 관련된 업체가 여럿 있다고 들어 방문했다"며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 문화를 부담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엑스포 자체의 취지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BEXPODG는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15일부터 12명의 스님이 연사로 나서는 '릴레이 힐링 법문'을 비롯해 다양한 컨텐츠들이 앞으로도 많이 예정돼있다"며 "부담없이 가볍게 관람하기 좋은 컨텐츠들이 많기 때문에, 불자가 아닌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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