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표를 구해줬는데 취소될까 조마조마 했어요."
15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 아들을 만나러 서울에 간다는 황모(64) 씨는 손에 쥔 기차표와 전광판을 번갈아 쳐다봤다.
황씨는 "전광판에 지연되는 열차편이 자꾸 늘고 취소되는 열차도 있어서 잘못된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불안해했다. 그는 거듭해서 아들에게 전화를 걸고 탑승 안내 방송이 나온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철도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를 맞으면서 열차 감축 운행에 따른 이용객들의 불편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교통약자 예매창구 앞에서 기다리던 김모(72) 씨는 "오후 5시에 포항으로 가는 KTX열차를 타기로 했는데 취소가 됐다"면서 "다른 열차는 시간이 맞지 않아 아들이 자가용으로 데려다 주려고 역으로 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동대구역에서는 서울과 부산, 포항, 진주 등으로 향하는 고속열차(KTX)와 ITX-새마을 열차 운행이 줄줄이 취소됐다. 노조는 협상의 진전 여부에 따라 파업을 추석 연휴까지 이어간다는 입장이어서 귀향길 대란도 우려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파업으로 KTX 운행률은 68%,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운행률은 각각 58%, 63%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소 대비 26%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 기간동안 대구경북 열차 운행률은 KTX 70.5%, 새마을호 57.6%, 무궁화호 62.4%로 파악된다. 운휴에 들어간 열차는 하루 평균 115회(KTX 57회‧무궁화호 44회‧새마을호 14회)에 이른다.
열차 운행이 지연·취소되면서 이용객들은 고속버스 등 대체 수단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휴가를 나왔다가 서울에 있는 부대로 복귀한다는 김모(22) 상병은 "오후 1시 23분에 서울로 가는 KTX를 예매했는데 파업으로 취소돼 급히 동서울로 가는 고속버스를 예매했다"고 했다.
고속버스업계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고속버스업체 한 관계자는 "아직 승차권 판매량이 크게 늘진 않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고속버스 이용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 대구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추석 명절까지 파업이 진정되지 않으면 전세버스까지 투입될 것으로 본다. 파업 종료 시점까지는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파업 여파로 이용객 불편이 커지면서 코레일은 당초 운행을 중단하려 했던 경부선 KTX 열차 가운데 5편을 15일 임시 운행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파업 기간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열차 운행을 추가 재개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홈페이지와 코레일톡을 통해 운행 현황을 반드시 확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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