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영웅 콘서트만이 아니다…대구 클래식 공연에도 불어닥친 '암표' 거래, 근절 대책 없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정명훈, 임윤찬&뮌헨 필 하모닉' 암표 성행
적게는 정가의 2배~많게는 3배 이상 거래
국내 법망 허술, 주최 혹은 공연장에서 적발 쉽지 않아
"국내 법 강화하고, 시민들 자체적으로 거래 하지 말아야"

유명 가수의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등에서 성행하던 암표 거래가 대구 클래식 공연에도 덮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이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이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정가의 수 배로 티켓을 재판매하는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렸고, 임영웅의 소속사는 불법 예매와 암표 등을 적발해 강제 취소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암표 거래의 어두운 그림자가 대구 클래식 공연에도 드리워지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오는 11월 무대에 올리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공연과 수성아트피아가 같은 달 개최하는 '정명훈, 임윤찬&뮌헨 필하모닉' 공연의 암표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두 공연장에 따르면 각 공연의 티켓이 약 60초 만에 매진돼 티켓 구하기가 이른바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정가의 2~3배 이상 가격이 뛴 암표까지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수성아트피아 공연의 VIP석은 25만원이지만, 2연석의 암표가 150만~160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가장 저렴한 5만원의 B석은 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도 상황은 마찬가지. 33만원의 VIP석이 49만원, 30만원의 R석은 35만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암표 거래를 완전히 근절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매매자들은 공연장 측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정확한 좌석을 알려주지 않는 거래 방식을 취한다. 실제로 주최 측의 티켓 취소를 피하기 위해 '당일 현장 티켓 수령', '선입금' 등의 문구가 적힌 판매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연장 관계자들은 "클래식 공연의 암표 문제는 예전부터 있지만, 일일이 모든 암표를 막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경찰에도 문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법망에도 구멍이 뚫려 있다. 오프라인 암표 거래는 경범죄 처벌법에 해당되지만 벌금에 그치고, 온라인 역시 경찰이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데 그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구의 한 문화계 관계자는 "암표 관련 법이 개정되는 것이 직접적인 해결책이 되겠지만, 시민들 역시 암표 거래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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