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 발 볼모 잡은 철도노조 파업, 코레일 개혁 필요성 더 커졌다

철도노조가 지난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기간을 잡아 총파업에 돌입, 예매한 기차표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자 많은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물류 대부분을 철도 운송에 의존하는 시멘트 업계 등 산업현장에서도 혼란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열차 운행 횟수가 평소보다 평균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으나 요금이 가장 비싼 KTX의 운행률이 가장 높았고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일반 여객열차, 그리고 화물열차는 운행률이 이보다 훨씬 더 떨어졌다.

철도노조는 파업에 들어가기 전 수서행 KTX 투입 등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는 한편,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해 기본급 월 29만2천 원 정액 인상도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KTX와 SRT의 현행 분리 운영이 철도 민영화를 위한 것이라 주장하면서 KTX 운영사인 코레일과 SRT 운영을 맡은 SR의 통합도 요구하고 있다.

2013년 SR이 설립돼 철도에도 경쟁 체제가 도입된 이후 많은 국민들이 철도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목격해 왔다. 그러나 지금 철도노조는 국민 편익은 무시한 채 과거로 돌아가자는 취지의 이해 못 할 주장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철도 경쟁 체제는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며 정부의 정책 결정 사항일 뿐이다. 2025년까지 3년간 1조2천억 원의 당기 순손실이 예상되는 코레일인데 무려 932억 원이 필요한 기본급 정액 인상 요구안도 일반 상식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지난 4년간 철도노조는 9일에 한 번꼴로 준법투쟁(태업)을 했다. 태업으로 도착이 늦어진 열차의 지연 시간은 760시간으로 열차 1대당 40여 분 지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운송 서비스 업체 코레일 구성원인 철도노조는 고객 서비스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코레일의 방만한 조직을 줄이는 코레일 개편 작업에 정부가 속도를 내야 한다. 국민과 산업현장을 볼모로 삼은 이번 파업은 코레일 개혁 필요성에 확실한 명분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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