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 정권 통계 조작, 文은 그 머리인가 허수아비인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문재인 정권의 통계 조작 실태는 충격적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폭등을 감췄고 '마차가 말을 끈다'는 비아냥을 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강행에 따른 저소득층 소득 격감을 숨겼다.

그런 식으로 집값 폭등은 하락으로, 소득 분배 악화는 개선으로 둔갑시켰다. 공산주의 국가나 과거 경제 위기 직전의 그리스 등 '실패 국가'에서나 벌어졌던 통계 조작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른 이 나라에서 자행된 것이다. 이 땅의 진보 좌파들이 무능할 뿐만 아니라 사악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경악할 사실이다.

감사 결과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등 문 정권 역대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경제수석, 황덕순 일자리 수석 등이 통계 조작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통계 조작은 정권 차원의 기획으로, 그 컨트롤타워는 청와대였던 것이다. 이들의 서슬이 얼마나 퍼렇던지 청와대와 함께 집값 통계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도 "청와대 사람들 앞에서는 작아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는 당시 고위직 간부의 전언도 있다.

이제 풀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의문은 통계 조작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느냐 몰랐느냐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의 통계 조작 개입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 내야 할 과제이다. 분명한 것은 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어도 문제이고 몰랐어도 문제라는 것이다. 알고 있었다면 통계 조작의 머리이고, 몰랐다면 대통령직은 허울일 뿐인 진보 좌파 세력의 꼭두각시였다는 얘기가 된다. 과연 어느 쪽일까.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정부 동안 고용률이 사상 최고"라고 주장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보고서를 SNS에서 공유했을 뿐 통계 조작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말이 없다. 통계 조작의 머리임을 인정하기 싫다는 것인가 아니면 명색이 대통령인데 부하들의 통계 조작을 까맣게 모른 무능이 부끄러워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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