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통계 조작, 문재인 중국몽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신뢰할 수 있는 통계는 국가나 기업 경영의 근간이다. 왜곡된 통계 자료는 현상을 분석하고 정책 집행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낳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 통계 조작은 나라를 망치는 중요 범죄로 취급된다. 국가 통계를 신뢰하기 힘든 대표적 나라로 중국이 있다. 중국 31개 성급 단위의 GDP를 합산하면 일반적으로 중국 전체 GDP를 크게 넘어선다. 중앙정부로부터 좋은 인사고과 평가를 받으려는 지방 관료들이 경제성장률을 마구마구 부풀리는 탓이다.

리커창 전 중국 총리는 일찍이 2007년 현재 발표하고 있는 중국의 GDP가 중국 경제 현황을 파악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대안으로 전기 소모량, 철도 운송량, 은행 대출 증가율 등 3가지 지표를 참고했다. 국제적으로는 '커창지수'가 중국 정부의 통계 발표보다 더 높은 신뢰를 얻었다. 리커창 총리는 은퇴하고, 시진핑 주석의 독점적 권위가 확고하게 자리 잡은 2023년 8월 15일 중국의 국가통계국은 "올해 8월부터 전국 청년 및 기타 연령대의 실업률 조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올해 6월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이나 일시적으로 퇴직한 사람도 취업자"라면서 입맛대로 통계를 주물렀지만 중국 청년 실업률이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아무리 마사지를 해도 급증하는 청년 실업률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아예 발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통계 조작을 넘어선 통계 외면이 중국스럽기는 하다. 문제는 '중국은 큰 산, 우리는 작은 언덕'이라면서 굴중(屈中)적 중국몽(中國夢)을 함께해 온 문재인 정부가 통계 조작마저 따라 한 것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은 통계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홍장표 전 경제수석, 황덕순 전 일자리 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문 정부 핵심 관료 22명에 대해 대검찰청 수사를 요청했다. 윤종원 전 경제수석 등 범죄 혐의가 있는 7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참고 자료를 송부했다. 통계 조작은 집값뿐만 아니라 고용·소득·분배 등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를 망칠 뻔한 역대급 국기 문란 사건이다. 철저한 응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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