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김범준 지음 / 빅피시 펴냄

가끔 우리의 나이를 하루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테면, "여러분의 나이는 지금 몇 시냐? 아직 오전 10시에 불과하다"와 같은 식이다. 이 말을 빌려서 묻고 싶다. '나이 50은 몇 시일까?'. '100세 시대'라고 하는 작금의 세태를 생각해보면, 정오쯤 되지 않았을지. 그렇기 때문에 오전의 12시간을 다 보낸 50세는 앞으로 오후의 12시간을 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세상은 계속 변화한다. 언젠가 도태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몸은 날이 갈수록 예전만 못하다.' 감히 예상컨대, 많은 50대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결코 나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많은 것을 내려놓을수록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럴 때 가까운 사람에게 기대고 싶지만, 때로는 그들조차 힘과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이때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가며 인생의 답을 제시한 철학자들로부터 조금의 힌트라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공자, 노자, 순자, 맹자, 묵자와 같은 위대한 지적 거인들이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고 마음을 지켜내는 오래된 지혜'를 전한다. 어렵고 무겁게만 보이는 이 내용을 오늘날의 눈높이에 맞게 알려주고, 철학자들의 삶과 남긴 글이 왜 가치 있는지도 설명한다.

책에서는 그 중 총 9개의 혜안을 5장에 걸쳐 설명한다. ▷볼 때는 (사사로움에 흔들리지 말고) 명확히 봐야 한다 ▷들을 때는 분별해야 한다 ▷얼굴빛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하며, 화를 내거나 사나운 기색이 없어야 한다 ▷태도가 단정하고 씩씩해야 한다 ▷말은 진실하게 해야 한다 ▷일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의심이 생기면 반드시 물어, 모르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분할 때는 화낸 뒤의 어려움을 생각한다 ▷이득을 보거든 옳은 것인지를 생각한다 등이다.

50대는 물론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어디에서도 인생의 답을 찾기 힘들 때, 이 책을 넘겨봐도 좋을 듯 하다. 264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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