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행인을 들이받은 신모(28) 씨가 범행 직전 방문한 병원이 최근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은 지난해에만 환자들에게 포로포폴 2천300여개를 투약하는 등 최근 마약류 처방이 급증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A병원은 지난달 16일 마약류 오남용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다음 날인 17일 A병원은 폐쇄회로(CC)TV 기록 일부를 삭제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삭제된 CCTV에는 '롤스로이스 사건' 발생 전 신 씨가 병원을 찾은 날의 기록도 포함됐다.
경찰은 A병원 측이 압수수색 당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CCTV가 제외된 것을 이용해 이튿날 곧바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실 파악 직후 병원 측으로부터 교체 전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받아 삭제된 영상을 복원·분석하고 있다.
앞서 신 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 10분쯤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피해 여성은 양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복부를 크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 현재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등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신 씨가 피부탄력개선 시술을 받은 것을 빙자해 미다졸람과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회 투약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A병원은 신 씨가 피부 시술을 위해 자주 찾은 단골 병원으로, 그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해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A병원은 디아제팜(406명)·케타민(399명)·미다졸람(398명)·프로포폴(378명) 등 마약류 의약품 8종을 환자 1천593명에게 투약했다.
또 지난해 프로포폴 처방량이 2천369개인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처방량이 2천323개로 이미 지난해 수준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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