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정 더해지는 ‘천원의 아침밥’… "계속 먹고 싶어요"

아침 식사 인기 높지만···대학 측 부담도 커
대구경북 대학들, 교직원·동문 나서 후원금 지원
농식품부 "대학 측 부담 줄이기 위해 노력 중"

지난 19일 오전 8시 30분 계명대학교 바우어관 지하 1층 식당에는 천원의 아침밥을 먹으러 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박성현 기자
지난 19일 오전 8시 30분 계명대학교 바우어관 지하 1층 식당에는 천원의 아침밥을 먹으러 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박성현 기자

"어디 가서 이런 밥 한끼 먹겠어요?"

지난 19일 오전 8시 30분 계명대학교 바우어관 지하 1층 식당에는 천원의 아침밥을 먹으러 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날 메뉴는 데리야끼닭볶음과 계란파국, 무생채, 요구르트. 대부분의 메뉴가 자율 배식으로 운영돼 학생들은 단돈 천 원으로 본인의 양에 맞춰 마음껏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당에서 식수인원을 점검하고 있던 한상희 영양사는 "1학기와 비교해 20㎏ 쌀 1포대 기준 5천원이 오르는 등 대체적으로 식재료 값이 올라 식단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며 "1식당 3천원을 기준으로 하는 타 학교와 달리 다행히 우리 학교는 4천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고 했다.

고물가로 각종 식재료 값이 상승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부담을 느끼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온정이 더해지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정식 사업으로 진행돼오다 올해 초부터 인기가 크게 높아진 사업이다. 당초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시행됐지만 고물가로 식비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들의 호응이 높아졌고, 올해 관련 예산도 7억7천800만원에서 2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최근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아침식사 원가가 높아지자 대학 측의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천원, 학교가 천원, 대학이 그 외의 비용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인데, 대학 부담이 2천원 안팎까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계명대는 교직원들이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이 학생 복지 향상을 위해 모으는 '사랑나눔 1%' 기금을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금은 지난 2004년부터 교직원들의 급여 1%를 자발적으로 모아온 돈이다.

'후배사랑'으로 동문들이 나선 곳도 있다. 포항공대에서는 식품 단가가 높아지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가 줄어들자 최고경영자과정 동문들이 3천만원을 후원해 차질 없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진행하는 대학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올해 하반기 추경을 편성해 경북대, 계명대, 대구교대. 계명문화대 등 4개 학교에 모두 3천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역시 대학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대학 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회와 예산 증액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다각도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