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인데…"라는 우문(愚問)에 "하루 같았다"라는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교수 출신으로 감당하기 힘든 자리일 텐데 그만큼 자신 있게 일하며 성과를 냈다는 것일까. 아니면 10년 같은 인고의 세월을 그렇게 표현했을까.
주인공은 교수 출신으로는 유례없이 광역지방자치단체 서울지역 책임을 맡아 1년을 지나며 터닝 포인트를 찍은 박상현 경북도 서울본부장. 그는 2년 차 첫 날 첫 작품으로 경북도 투자유치실과 공동으로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켄셉의 '경북도, 수도권 기업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도권 기업 CEO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 선정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포항 이차전지·구미 반도체) ▷신규 국가산단(경주 SMR·안동 바이오생명·울진 원자력수소) ▷방산혁신클러스터(구미)와 상한액 제한 없는 투자 보조금 등 인센티브 안내로 지방이전 희망 기업들의 경북 투자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경북도는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2030년 개항하는 대구경북신공항으로 재편되는 투자환경 변화와 경북의 국가 주력 첨단산업을 제시했다, 특히 기업투자 활성화 전략으로 최근 제정된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에 근거한 전국 최저수준 전기요금과 국회 발의 중인 지방투자촉진 특별법 안을 활용한 기회발전특구 특례 제도 활용 계획은 참석 기업인의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았다.
경북 기업투자 우수사례로 꼽히는 구미 소재 기업인 아주스틸(주) 관계자는 기업인의 눈높이에서 경북에 투자한 이유와 지원받은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2011년부터 이어진 4차례의 투자는 기업을 위한 경북의 저렴한 투자부지 제공과 신속한 행정절차 처리가 있어 가능했다"며 "투자 전 과정에서 기업 친화적인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경북에 투자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권유했다.
경북도는 시군별로 ▷포항 이차전지 양극재산업 특화단지 ▷경주 SMR 국가산단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 ▷구미 반도체 핵심소재·부품 특화단지 및 방산혁신클러스터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 개발 계획과 투자 인센티브를 소개하고 입주 희망기업과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업 관계자의 산업단지 입주와 보조금 수혜 가능 여부 등 질문이 쇄도하면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이철우 경북도 지사 대신 참석한 김학홍 행정부지사는 "경북은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업 친화적 탈(脫)규제와 투자기반 조성 노력의 최대 수혜지로서 이전 기업들이 손쉽게 뿌리내리도록 전국 최고의 투자 인프라 제공과 지원으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첨단산업의 중심지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전후해 박 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경산 출신으로 국회 사무총장 비서관·한빛정보기술정보 전무를 지냈고, 공직선거에도 출마한 문제적 인물이다. 대경대로 옮겨서는 홍보처장과 총괄조정본부장·부총장 등을 역임하며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든 여러 성과를 냈다.
-어떤 행사인가?
▶최근 이철우 도지사의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광폭행보와 도정운영 철학의 결과물인 SMR, 바이오·수소국가산단 지정, 구미반도체·포항2차전지 특화단지,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기회발전 특구 등은 향후 경북의 미래를 바꿀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수도권 기업의 경북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정확한 정보 전달로 내실을 기하고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출향 기업은 물론 LG·삼성·G마켓·SK·유진동양·두산·에코프로등 대기업을 비롯 150여개 중소기업에서 참여해 경북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투자 유치회 의미를 설명해 달라
▶대학에 있다가 경북도 서울본부장으로 왔는데 더 열심히 강의를 듣고 공부하게 되는 것 같다. 이철우 지사의 도정철학과 큰 비전에 항상 감동하며 미약하나마 역할을 해야겠다는 의미에서 행사를 준비했다.
-구체적으로는?
▶5년 내 실용화단계에 들어갈 SMR 관련 기업의 문의가 많으며 특히 국내최대 원전기업인 두산 에너빌리티와 협력하고 있는 원전 설계기업 BHI(주)등도 경북의 SMR 국가산단 지정과 관련, 향후 경상북도의 정책변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SMR은 향후 자동차부품보다 더 많은 부품회사가 필요 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른 산업 파급 효과는 없나?
▶원자력·반도체등 하드웨어적인 기간산업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관련업계의 관심도 지대하다는 점이다. 영화 '태극기휘날리며', '쉬리', '1947 보스톤' 등을 제작한 강제규 감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종합엔터테이먼트 전문기업인 ㈜넥스트월드는 경북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스튜디오 및 종합엔터테이먼트 힐링리조트 건립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북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역사 문화유적이 한류 문화의 생산기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인프라는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경북이 영화·드라마·연예술문화산업을 적극 유치하게 된다면 경북의 산업스펙트럼이 진일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금 공허하다.
▶그렇지 않다. 이철우 지사께서는 3천 억 달러 반도체시장에 비해 10조 달러 이상의 먹거리 시장이 있다고 평소 말하며 몽골 수도 울란바트라에만 220여개의 한식당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식세계화와 경북농산물의 세계시장진출 확대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와 연계해 G마켓등과 경북농산물의 판매유통에 대한 업무 협의도 진행되고 있어 경북농산물의 획기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교수를 했으면 편했을 텐데 형극의 길에 들어선 이유가 있나?
▶개인적 견해로 율곡 이이께서 10만 양병설을 주창했듯이 이제 대한민국이 이념을 떠나 10만 창병설(創兵說·창업인력양성)을 세우고 경북이 그 메카가 됐으면 한다. 정치뿐 아니라 사회전체가 극한대립을 하는 와중에도 기업은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철우도지사께서는 "감빵(감옥) 갈 일 말고는 다하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참으로 진취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그만큼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적극적인 행정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최근 국가산단 3곳 지정과 반도체·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는 향후 5~10년 뒤의 경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한 큰 획을 긋는 엄청난 쾌거이다. 누구보다 사회 흐름을 빨리 읽는 수도권 기업들이 먼저 알고, 관련 산업과 정책관련 문의를 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여야·좌우를 떠나 이번 경북투자유치설명회가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선도기업의 메카로 경북도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편 경북도는 민선8기 출범이후 올해 8월까지 15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외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분야 앵커기업 대규모 유치가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산업 흐름을 분석하고 미래 유망산업과 해외기업 투자유치에 집중한 경북의 전략이 주요했음을 실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박 본부장의 역할은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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