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블록체인 센터 개소까지 2달… 수성알파시티 '블록체인 전진 기지'로

대구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 오는 11월 말 완공
테스트베드실·입주기업 공간 마련… 서비스 실증 지원
지역 특화산업 '모빌리티' '헬스케어' 연계 서비스 개발
2030년까지 기업 100곳 육성, 일자리 1천500개 창출

대구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가 오는 12월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마트시티센터 2층에 문을 열 예정이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제공
대구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가 오는 12월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마트시티센터 2층에 문을 열 예정이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제공

대구 블록체인 산업의 컨트롤 타워로 기능할 '대구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가 오는 12월 개소를 앞두고 있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 설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건축공사 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 말까지 시설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마트시티센터 2층에 1천709㎡ 규모로 들어선다. '디지털 혁신지구'로 성장 중인 수성알파시티 안에서도 지역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기업 육성에 필요한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전국 두 번째 블록체인 센터

대구는 부산에 이어 전국 두 번째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지역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지역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 구축사업'에 지난 5월 대구시가 선정된 것이다.

이 센터는 회의실과 테스트 베드(성능 시험장), 입주기업 공간, 운영사무실을 갖추고,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위한 실증을 지원하게 된다.

대구시와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이 센터를 통해 추진하는 사업은 ▷시민 체감형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플랫폼 구축 ▷블록체인 기반 지역특화산업 경쟁력 강화 ▷블록체인 융합기술 및 서비스 개발 지원 ▷블록체인 기업 육성 및 인재 양성 등 크게 4가지다.

'모빌리티 공급망', '헬스케어' 분야 산업과 연계한 서비스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AI(인공지능), 블록체인을 결합한 모빌리티 공급망 서비스와 영지식 증명, 동형암호 등 차세대 암호 기술을 적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벤처,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도 기대된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은 서비스 설계, 법률 규제, 사업화에 관한 컨설팅 등으로 블록체인 기술·서비스 개발을 돕고, 재직자와 대학생,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 연계 교육, 견학·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더해서 '블록체인 진흥주간'을 포함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입주기업의 행사 참가를 지원하고, 기업과 협력하는 해커톤(아이디어 발굴 대회)을 개최하는 등으로 센터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전 세계 블록체인 시장 동향.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제공
전 세계 블록체인 시장 동향.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제공

◆ 덩치 키우는 블록체인 시장

블록체인은 대구시가 '미래 50년'을 먹여 살릴 5대 신산업의 하나로 정한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분야에서 'B'를 차지한다.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를 발판 삼아 오는 2030년까지 관련 기술·서비스 기업을 100곳 육성하고 전문 인력 1천명, 일자리 1천500개를 창출하는 게 대구시 목표다.

'블록(Block)을 연결(Chain)한 모음'을 뜻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 블록체인은 비교적 최근 등장해 저변을 확산하고 있는 영역이다.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수많은 컴퓨터에 동시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기술로 '공공 거래 장부'로도 부른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를 위조나 변조할 수 없도록 한 게 특징이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정체 불명의 개발자가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고안하고 2009년 이를 적용한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을 개발한 게 시초다. 이후 활용 분야는 화물 추적 시스템, 유통 과정 추적, 예술품 진품 감정, 전자투표, 전자 시민권 발급, 차량 공유, 의료기록 관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난달 공개한 '블록체인 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7억 달러로 나타났으며, 연평균 87.1%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조5천93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망 수요처로는 은행, 농업, 자동차, 정부, 엔터테인먼트 등을 꼽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이 보고서에서 "벤처 캐피털(VC) 투자 증가와 은행, 사이버 보안, 스마트 계약, 결제, 디지털 신원 등에 대한 광범위한 솔루션 사용 등으로 블록체인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합하려는 각국 정부 방침과 기업 간 파트너십 확대가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207억원을 투입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207억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기술 선도적용 사업'을 추진한다.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고, 해외 시장에도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제공

◆ 민관 협업으로 산업 활성화

투명성, 보안성이 높다는 장점으로 인해 공공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을 적용해 만든 공공 서비스 플랫폼 '다대구'가 대표적이다.

간편 인증 기능으로 로그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부24 등 기관과 연계해 민원 신청 시 별도 증빙서류 발급이 필요 없는 '무(無)서류 민원 신청 서비스'를 구현했다. 대구시는 이 플랫폼으로 두드리소, 토크대구, 대구통합도서관 등 공공 서비스 15종과 민원 서비스 8종을 제공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 진흥 전략'을 수립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207억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기술 선도적용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처럼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고, 해외 시장에도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를 집중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분야에서 연구할 서비스는 ▷국가 자격·훈련 디지털 배지 ▷온라인 주민투표 시스템 ▷비대면 연금수급권 확인 ▷전자공증 시스템 고도화 ▷드론 운항서류 간편 신청 ▷스포츠 선수 이력·실적 관리 플랫폼 등 6개다.

민간 분야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잔존 수명 인증 ▷폐식용유 거래 ▷신원인증 기반 NFT(대체 불가능 토큰) 발행 ▷NFT 공연 티켓 올인원 플랫폼 ▷국민 참여형 발전소 소액 투자 ▷기업 ESG 경영진단 플래너로 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6월 참여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처럼 기업과 협력해 블록체인 산업을 활성화하고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는 데 정책 방향을 맞추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국내 중소 블록체인 기업이 기술과 서비스를 상품화하더라도 판매처를 찾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구시도 기업 간 연계, 협력을 유도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할 방침이다. 류동현 대구시 AI블록체인과장은 "기업 간 연계 활동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오니 이를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대시민 서비스도 발전시켜 산업 생태계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기업 간 연계, 협력을 유도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 12일에는 시청 산격청사에서 블록체인 관련 5개 기업과
대구시는 기업 간 연계, 협력을 유도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 12일에는 시청 산격청사에서 블록체인 관련 5개 기업과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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