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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뜨거워지는 '1인 출판' 붐…지역 출판인쇄 교육 절실 목소리도

1인·소규모 출판사 2020년 4천 곳→지난해 5천 곳
출판계 불황에서 시작…최근엔 원하는 책 쓰고자 뛰어들기도
늘어나는 수요에 정작 출판인쇄 교육은 부족

대구 중구에 있는 독립서점 더폴락.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매일신문DB
대구 중구에 있는 독립서점 더폴락.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매일신문DB

누구나 책을 발행할 수 있는 '1인 출판'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KPIPA 출판산업 동향(2022년 하반기)'에 따르면 연간 1~5종의 책을 발행하는 1인‧소규모 출판사는 2020년 4천365곳에서 2021년 4천670곳이었다가 지난해 5천92곳으로 급증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9부터 2021년까지 70여 곳의 지역 1인 출판사가 자리잡고 있다.

1인 출판은 2010년대 중반 줄어드는 독서 인구와 상승하는 종이 값에 타격을 입은 출판계 불황에서 비롯됐다. 출판사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내부 인원 감축 등 조직에서 설 자리를 잃은 종사자들이 나와 소규모 출판사를 새롭게 차리면서다.

또한 작가 등 자신만의 꿈을 펼쳐 보고자 나선 이들도 1인 출판에 뛰어들었다. 기존 출판사의 통제를 벗어나 직접 출판사를 설립해 제약없이 원하는 분야의 책을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젊은 작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지역 출판업계 한 종사자는 "요즘은 온라인, 모바일이라는 유통채널이 있다 보니 좋은 소재만 있다면 누구나 글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다. 출판사에 종속되지 않다보니 동물 등 관심 있는 특정 분야에 대한 글을 쓰고 원하는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1인 출판으로 향하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지역 소재 출판사, 소형 출판사들이 공동으로 특정 시리즈를 기획하고 공동 출판 및 마케팅을 펼치는 흐름도 생겨났다. 바닷가나 여행지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부산 소재 출판사 7개 사가 합심해 만든 '비치 리딩(Beach Reading) 시리즈'나 위고, 제출소, 코난북스 등 세 곳의 출판사가 힘을 합쳐 출판하는 '아무튼'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달서구 대구출판산업단지 내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매일신문DB
달서구 대구출판산업단지 내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매일신문DB

증가세를 보이는 1인 출판 흐름에 출판인쇄교육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대구의 경우 출판 교육 기관이 전무하면서 지역 출판업 진입과 인력 양성은 더디다는 지적이다.

출판계 또 다른 종사자는 "대구에는 대형 출판사가 없으니 출판사 직원들이 경험한 노하우를 다양한 사업장에 옮겨 다니면서 출판에 대한 노하우를 전해주는 구조도 안 된다"며 "소규모 출판사는 홍보·마케팅 역량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창업한지 얼마 안 돼 문을 닫는 곳도 수두룩하다. 이들이 펴내는 단행본이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브랜드 마케팅, 출판사끼리의 협업 등 노하우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출판인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이하 센터)는 내년도 출판인쇄학교 교육 과정에 전자출판, 웹소설 등 신규 출판 산업 트렌드 흐름을 반영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2017년에 조성돼 대구시로부터 매년 8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센터는 출판인쇄학교 교육과정으로 ▷출판‧인쇄 창업 인력 양성과정 ▷출판콘텐츠 기획 마케팅 과정 ▷아동도서 교육과정 등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센터 위탁운영기관이 바뀌면서 내부 시설 공사 등에 예산이 소진돼 출판인쇄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관계자는 "개인 뿐 아니라 기업 측의 출판인쇄교육 수요도 꾸준히 들어오면서 11월 출판인쇄 기업 재직자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며 "웹소설, 웹툰 등 새로운 출판 트렌드를 반영해 내년 출판인쇄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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