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가운데, 표결에 앞서 가결 가능성을 내다봤던 정계 인사들의 진단이 주목 받고 있다. 이날 민주당 내부에서만 최소 29명이 이 대표에게 등을 돌린 셈인데, '당 분열' 분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표결 당일인 21일 오전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다들 '잘 모르겠다' 하는데, 잘 모르겠다는 건 가결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라며 "생각보다 '잘 모르겠다', '전망을 못 하겠다' 하는 거는 가결 가능성도 꽤 있으니 (그렇게 말 하는 것)"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아마 가결될 걸요' 하면 보안이 새는 거다. '저놈은 가결 표 찍을 놈이로구나' 이렇게 자기 정체를 드러내는 게 되니 그렇겐 말 못하고 '잘 모르겠다' 얘기하는 게 가결에 가깝다고 봐야 될 것"이라며 거듭 가결될 가능성을 짚었다.
유 전 총장은 전날 이재명 대표가 낸 입장문에서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한 발언도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고 봤다.
그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역풍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저게 나온 후 저는 심리적 분당 사태로 갔다고 본다"고 했다.
전날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이재명 대표의 '부결 호소' 글을 겨냥해 "이재명, 바짝 쫄았다"며 "자기도 변호사인 지라 (법원) 가면 구속된다는 걸 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푸하하, 이재명, 바짝 쫄았네"라며 "증거가 하나 없다면서 판사 앞엔 왜 못 가느냐, 구질구질하게 이게 뭐냐"라고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총 295표 중 가결 149, 부결 136, 기권 6, 무효 4표로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현재 국회 홈페이지 의원 현황에 따른 재적 의원은 총 297명이다. 이 가운데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 구속 수감 중인 윤관석 의원,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294명이다. 여기에 더해, 최강욱 의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의원직을 상실한 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받은 허숙정 전 육군 중위도 이날 처음 등원해 본회의 표결에 참석했다.
이로써 본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의원 수는 총 295명으로, 이날 표결에도 295명 의원이 참석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가결 정족 수는 148표였는데, 이보다 1표가 많은 149명이 '찬성' 표를 던진 것이다.
가결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과 정의당, 여권 성향 비교섭단체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120표다. 이 가정이 맞는다는 전제 하에, 민주당에서 최소 29명이 이 대표에게 등을 돌린 셈이다. 기권·무효 표가 모두 민주당 표일 경우엔 이탈 표는 39표로 늘어난다.
한편 이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에 국회 앞에서 부결을 촉구하는 장외 집회를 벌이던 지지자들은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도로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가결 소식이 뜬 순간, 고개를 떨구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 탄식했다. 일부는 표결 결과에 반발하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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