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로 구속 기로에 서면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무기한 단식 투쟁에다 체포동의안 부결까지 요청했으나 당내에서 무더기 반란표를 확인하며 리더십에 불가역적 치명상을 입었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지난해 8월 당대표 취임 후 줄곧 따라붙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소 29명으로 추산되는 당내 반란표는 이재명 체제로는 내년 4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당 안팎의 우려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회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법원은 조만간 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정하고 구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실제 구속 여부와 무관하게 이 대표의 리더십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한때 친명계를 중심으로 '옥중 공천' 얘기가 나올 만큼 단일대오를 자신했지만, 단식 투쟁과 부결 요청에도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서 민주당은 극한의 분열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정치평론가인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 대표는 "이낙연, 김부겸 등 내년 총선을 치를 간판에 대한 얘기가 곧바로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와 비명계의 선택이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며 "친명계 역시 분열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에 대한 구심력이 급속도로 약화되면서 이합집산이 거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으면서 국민의힘보다 쇄신 기회를 선점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지금까지는 당이 극단적 강성 지지층의 입김에 좌우되며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았지만 비대위와 같은 포스트 이재명 체제가 연착륙할 경우 내년 4월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주당 의원 명단이 이른바 개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등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미 개딸들의 탈당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분당론도 심상치 않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며 "탈당하지 마시고 이재명 대표 곁을 지켜주십시오. 곧 정리해서 수습책을 내겠습니다"라고 썼다.
사법리스크가 아닌 사법 현실에 직면한 이 대표의 정치 생명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 차기 대권주자로 여야를 통틀어 1위를 유지해 왔지만 향후 법원 선고에 따라 영어의 몸이 될 것을 우려해야 할 처지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법원까지 가는 끝에 생환할 수 있었지만 이번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은 당시와 혐의 내용과 수준에 있어 차원이 다르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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