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수렁’ 벗어난 여야, 정치 복원 힘써야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정치력을 복원해 안보, 경제, 민생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은 오랜 기간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볼모로 잡혀 안보 위기 대응, 경제 위기 해소 등 현안에 소홀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수시로 방탄 국회를 열었고,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4개월 동안 정치권은 '이재명 방탄'이란 수렁에 빠져 사실상 '정치적 내전' 상태였다. 국회는 물론 국정까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정치인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 야당 대표가 된 것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킨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온갖 탄핵, 해임 건의, 특검, 국정조사 등으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했다. 취임 6개월도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행태를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의 왜곡과 선동, 상식에 맞지 않는 각종 입법 폭주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만큼 여야가 정치 투쟁에서 벗어나 경제와 안보 현안 등에 집중해 주길 바라고 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군사 교류와 중국의 강경 외교 기조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수시로 탄도미사일을 쏘고 있다. 안보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할 분야이다. 국회는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가동해 현안 질의를 하고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도 위기 상황이다. 생산과 소비가 위축된 전형적인 불황 국면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4%로 예상된다. 내수는 부진하고, 수출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누적 무역 적자는 254억 달러이다. 가계부채 및 연체율 증가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원가 상승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국민들은 저성장, 고물가에 지쳐 가고 있다.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경제 체질을 키울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 여야는 선의의 정책 경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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