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정민 기자의 '니하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함께 달아오르는 항저우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개막한 가운데 각국 취재진으로 붐비는 메인프레스센터 풍경. 채정민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개막한 가운데 각국 취재진으로 붐비는 메인프레스센터 풍경. 채정민 기자

아시아인의 최대 스포츠 축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막을 올렸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 열려야 할 대회가 한 해 미뤄져 이번에 진행된다. 22일 항저우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궂은 날씨와 함께 조용한 이미지를 풍겼는데 이튿날부터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중국 저장성 성도(省都)인 항저우는 인구 1천200만명이 넘는 대도시. 중국의 7대 고도(古都)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금나라에 패한 남송(南宋)의 도읍이었다. 물이 풍부하고 토지가 비옥한 고장이 항저우다. 경항 대운하(京杭大运河)의 남쪽 끝에 위치한 덕분에 상업이 번성했다.

항저우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본거지.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항저우 사범대학 출신이다. 현금 없는 도시를 지향하는 곳답게 대다수 상점에서 휴대전화에 깐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취재진도 항저우에서 생활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가며 알리페이 앱을 깔았다. 또 중국에 입국하기 위해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위쳇 앱을 깔아 중국 세관코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까다로운 조건을 거쳐 항저우에 발을 디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들로 장식된 중국 항저우 샤오산 공항 복도 모습. 채정민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들로 장식된 중국 항저우 샤오산 공항 복도 모습. 채정민 기자

아시안게임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취재진이 활용하는 메인프레스센터도 마찬가지. 이곳은 이번 대회 개막식과 폐회식이 열리는 항저우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가깝다. 차분하던 이곳 분위기도 대회 개막 이후 명절 무렵 전통시장처럼 북적거리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대회가 개막하기 전만 해도 한산해 살짝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면서 취재진이 갑자기 많이 몰려들었다"며 "영어가 능숙하진 않지만 각국 취재진을 많이 도와주려 한다"고 했다.

거리 곳곳엔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조형물과 현수막이 나부낀다. 경기장을 찾는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장쉔 씨 가족은 25일 탁구 경기가 열린 항저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을 찾았다. 탁구가 중국에서 인기 있는 종목인 만큼 다섯 살 난 아들이 보채 함께 부부가 함께 왔다고 했다. 옆에선 아들이 연신 '중궈, 짜요(중국, 힘내라)'를 외쳤다.

그는 "탁구는 순간순간 흐름이 바뀌는 게 매력이다. 강한 공격을 받아내고 랠리가 이어지는 게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을 준다"며 "고향 항저우에서 큰 대회가 열려 자랑스럽다. 항저우가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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