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정치, 외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포츠를 외교 수단으로 이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스포츠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사람을 하나로 엮는 힘이 있어서다. 과거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핑퐁 외교'가 대표적인 예다. 1970년대 미국 탁구팀과 기자단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가 개선된 데서 나온 말이 핑퐁 외교다.
23일 아시안게임이 시작된 중국 항저우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대북, 대중 강경 기조로 한국과 중국의 사이는 매끄럽지 않은 상황.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이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한 것이다.
국무총리실은 23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 한 총리가 시 주석과 만난다고 밝혔다. 면담 장소와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단 한 총리는 시 주석에게 한일중 정상회의를 조속히 개최하는 데 힘을 모아주는 한편 시 주석이 방한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오랜 혈맹인 중국이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데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까지 각종 북한 매체에선 이와 관련된 보도가 없다. 20일 김일국 체육상을 단장으로 한 올림픽위원회(NOC) 대표단이 19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한 게 마지막이다.
북한은 직전 대회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만 해도 리룡남 당시 내각 부총리를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 부총리가 갔는데 각별한 사이인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더 고위급 인사가 파견되리란 예측이 나왔다.
이를 두고 매끄럽지 않은 북중의 현재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란 말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핵에 집착하는 게 중국으로선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날을 세우고 있긴 하나 북한, 러시아와 '3각 편대'를 공고히 구축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인식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자국의 스포츠 행사에 집중하려고 북한 고위급의 방중을 원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스포츠가 아니라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시선이 더 몰리는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일단 최근 북한은 중국보다 러시아에 더 밀착하는 모습이다. 중국 역시 북한과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 물론 북한이 폐막식에 맞춰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경기 못지 않게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 이곳 항저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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