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낮 12시(한국 시간) 중국 항저우 공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탁구 4강전에서 둘이 맞붙었다. 바로 옆에선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받는 중국과 태국의 4강전이 진행됐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이날 일본과의 단체전 4강 대결에서 패하면서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대회(은메달) 이후 33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일본의 벽에 막혔다. 결승행이 좌절된 한국은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한일전은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의 관심에선 살짝 비껴나 있었다. 바로 옆에서 홈팀 중국이 4강전을 치르고 있어서였다. 관중들은 중국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박수와 함께 '짜요(힘내라)'라고 크게 외쳤다. '잘한다', '간바레'는 간혹 들렸지만 약했다.
중국의 경기가 뜨거웠다면 한일전은 차가우면서도 긴장감이 흘렀다. 조용한 가운데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날 단체전 선봉에 선 선수는 '국민 삐약이'란 별명답지 않게 투지와 승부욕이 강한 신유빈(19)이었다.
세트 스코어 0대2로 밀리던 3세트 초반. 신유빈은 2대1로 앞선 상황에서 공격 기회를 잡아 드라이브 샷을 날렸다. 상대 하야타 히나는 가까스로 받아냈고, 신유빈이 다시 스매싱했으나 또 공이 넘어왔다. 강력한 공격과 철벽 방어가 이어지자 관중들의 시선도 이들에게 쏠렸다. 신유빈의 스매싱으로 긴 랠리가 끝나자 경기장이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하지만 승리는 일본 몫이었다. 앞서가던 신유빈은 8대8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3점을 연거푸 내주면서 세트 스코어 0대3(7-11 6-11 8-11)으로 주저앉았다. 초반 기세를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제2단식에 나선 베테랑 전지희가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히라노 미우를 세트 스코어 3대2(3-11 14-12 11-9 4-11 11-6)로 제쳤다. 하지만 제3단식에서 서효원이 하리모토 미와에게 0대3(6-11 10-12 11-5)으로 패해 다시 수세에 몰렸다.
제4단식에서 신유빈이 다시 나서 히라노 미우를 상대했다. 경기 내내 접전이 이어졌다. 4세트에선 0대5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투지를 발휘, 8대8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공격 범실 등으로 아쉽게 승부를 마감했다. 이 승부에서 지면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 도전도 막을 내렸다.
단체전을 마친 여자 대표팀은 27일 시작되는 개인전에서 메달을 노린다. 일본은 태국을 3대0으로 완파한 '최강' 중국과 26일 결승전을 치른다.
댓글 많은 뉴스
쌍특검 표결에 여권 이탈표, 당원·보수우파 자격 있나? 향후 추 원내대표 역할 주목
국힘 대변인 "나경원·홍준표, '연봉 3억+관용차' 김대남 지키려 총단결"
문재인 "윤석열·김정은, 충돌 직전…서로 대화로 존중하라"
홍준표, 친한동훈계 만찬에 "정치 초년생 밑에서 뭐하겠다고 무리 지어 다니나"
유영하 "김건희 특검 '반란표' 누군지 밝혀질 것…비겁하고 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