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한국 사격, 북한 제치고 남자 러닝 타겟 10m에서 연이틀 단체전 금

25일 정상 종목서 금메달 딴 데 이어 26일에도 우승
정유진은 1위 질주하다 3위, 개인전서 동메달 추가
정유진, 은메달 딴 북한 권광일에게 축하의 악수 건네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를 마친 뒤 한국 대표팀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곽용빈, 하광철, 정유진. 채정민 기자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를 마친 뒤 한국 대표팀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곽용빈, 하광철, 정유진. 채정민 기자

26일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가 벌어진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다른 경기장과 달리 관중석의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만큼 소음에 영향을 받는 종목이었기 때문. 경기장엔 선수들의 격발 소리와 스피커에서 나오는 팝 음악 소리만 조용히 울려퍼졌다.

종목별로 나눠진 공간에서 경기를 치르는 탓에 이 종목 경기가 진행된 곳도 크지 않았다. 3개 사로와 관중석이 채 80개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3사로에선 연습이 이뤄져 실제 경기가 진행되는 곳은 1, 2사로였다.

두 사로에도 각각 칸막이를 해 왼쪽에선 조준 연습을 할 수 있게 했다. 한 사로에 선 두 선수 간 움직임이 달랐다. 여유 있어 보이는 왼쪽 선수와 달리 실제 격발하는 오른쪽 선수는 심호흡을 하며 불규칙한 속도로 지나가는 표적을 따라 총신을 움직였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곽용빈(오른쪽)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에 출전해 사격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 사격 대표팀의 곽용빈(오른쪽)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에 출전해 사격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오랜만에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의 견제를 딛고 한국 사격 대표팀이 연이틀 금빛 낭보를 전했다. 정유진, 하광철, 곽용빈으로 구성된 한국 사격 대표팀은 2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10m 러닝타겟 혼합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전날 남자 10m 러닝 타겟 정상 단체전에 이어 이틀 연속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정유진(오른쪽)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 슛 오프 때 북한의 권광일과 함께 사격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 사격 대표팀의 정유진(오른쪽)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 슛 오프 때 북한의 권광일과 함께 사격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러닝 타켓은 사냥감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는 종목. 이는 다시 표적 속도가 일정한 정상 종목과 무작위로 속도가 달라지는 혼합 종목으로 나뉜다.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과 단체전을 한꺼번에 치른다. 개인 성적을 합산해 단체전 성적을 매기는 방식이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곽용빈, 정유진, 하광철(왼쪽부터)이 2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 사격 대표팀의 곽용빈, 정유진, 하광철(왼쪽부터)이 2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이 25일 단체전 금메달을 딴 건 정상 종목이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사격 첫 금메달이자 역대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이기도 했다. 북한(1천668점)과 총점이 같았으나 이너텐(Inner Ten·10점 정중앙) 횟수(39대29)에서 앞서 더욱 극적인 금메달이었다.

이날도 한국은 세 선수 고루 선전했다. 단체전 금메달은 유력해졌다. 또 정유진이 막판까지 1위를 달려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나 싶던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정유진(377점)이 이미 사격을 마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라 무하마드 세자트라 드위가 분전, 378점을 쐈다. 사격장 분위기 탓에 함성은 없었지만 인도네시아 선수단은 조용히 서로 끌어앉으며 눈시울을 붉혔고, 뒤에서 지켜보던 정유진은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국 사격 대표팀 정유진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에 출전, 슛 오프 끝에 3위를 확정지은 뒤 2위에 오른 상대인 북한 권광일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네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 사격 대표팀 정유진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에 출전, 슛 오프 끝에 3위를 확정지은 뒤 2위에 오른 상대인 북한 권광일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네고 있다. 채정민 기자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맨 마지막에 사격한 북한의 권광일이 집중력을 발휘, 2위로 내려앉은 정유진과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연장을 뜻하는 '슛 오프'가 선언됐고, 다들 짐을 싸는 등 파장 분위기였던 경기장엔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

권광일은 1사로, 다시 경기복을 챙겨 입은 정유진은 2사로에서 나란히 첫 발을 당겼다. 첫 발은 동점으로 선언됐고 두 번째 발을 당긴 순간, 권광일의 승리가 선언됐다. 권광일이 은메달을 가져갔고, 정유진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유진은 1사로로 다가가 권광일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그래도 단체전에선 이변 없이 한국이 금메달을 건져올렸다. 권광일이 막판 분전했으나 북한은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한국 사격 대표팀(흰 상의)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를 마친 뒤 짐을 싸고 있다. 오른쪽 붉은 옷과 가림막 뒤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있는 이들은 북한 대표팀 스태프들이다. 채정민 기자
한국 사격 대표팀(흰 상의)이 26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러닝 타겟 10m 혼합 경기를 마친 뒤 짐을 싸고 있다. 오른쪽 붉은 옷과 가림막 뒤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있는 이들은 북한 대표팀 스태프들이다. 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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