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에서 역대 최다 입주물량인 3만3천996가구가 쏟아져 '미입주 대란'이 우려됐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이달까지 입주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부동산 전문기업 ㈜빌사부에 따르면 두류역자이, 두류역서한포레스트, 두류스타힐스 완판에 이어 범어자이가 98% 분양 완료했다. 올해 유일한 분양단지로 초기 분양률이 매우 저조했던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도 분양률 85%를 넘겼다. 여기에 상반기 입주 단지들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100% 입주 완료를 비롯, 대부분 단지가 잔금 납부율 90%를 넘겼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수성범어W' 역시 높은 입주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서 확인 가능한 수성범어W 매물은 전체 1천868가구 중에서 5개뿐이다. 5개 매물의 가격도 방향과 층수 등에 따라 전용 84㎡기준 13억~17억원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다 보니 대부분 실수요자인데다 현재 조합원 매물의 거래가 제한된 상황"이라면서 "얼마 안 되는 일반 분양자들은 입지가 좋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금액을 낮추어서 팔 생각이 없고, 내년 1월 조합원 물량이 많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매수 대기자가 있어 잔금 납부율이 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많은 입주 물량 탓에 시장의 2차 조정을 예상했지만, 이렇듯 시장 상황은 전문가의 우려와 다르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장은 수년간 부동산 차액을 노리는 투자 시장에서 실수요 위주로 개편된 덕분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금리가 치솟던 1월에 시중금리보다 저렴하면서도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특례보금자리대출이 나오면서 수요자에게 안정감을 준데다 총부채상환비율(DSR)이 배제돼 자금이 부족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본다.
송원배 빌사부 대표는 "올 초 기존주택 매매의 어려움으로 잔금 납부를 하지 못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거래됐던 입주 급매물도 지금은 대체로 분양가 이상 가격으로 회복됐다. 입주 시점이 되면 일시적으로 많은 매물이 나오며 어떻게든 팔아야 하는 상황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실수요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집으로 갈아타는 시장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분양시장에서의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입주시장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좋은 위치는 언젠가 다시 오른다는 데 대한 학습효과와 입주 물량 대부분이 전용 84㎡ 중심의 실속평형이라는 점, 정부의 대출정책 등이 대구의 안정적인 입주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달 6천267가구 입주가 예정된 것은 심리적 부담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4분기는 내년에 있을 신규분양과 입주 물량의 압박 속에서 파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힘겨운 눈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에 도래할 입주물량 7천여가구와 올해 미루어온 신규공급 물량도 간과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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