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 ‘이재명 지키기’에 민생 법안 표류, 대법원장은 공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내부 분란에 휩싸인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회의를 취소하면서 민생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98개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이유로 중간에 본회의를 종료하면서 나머지 법안 90개 처리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재명 사태'에 따른 국회 마비로 민생과 국정이 막대한 악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내부 문제로 처리되지 못한 법안 중에는 민생 법안들이 적지 않다. 실손 보험 혜택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법안을 비롯해 음주 운전 상습 차량에 대해 시동 잠금 장치 설치 의무화 법안, 보호출산제 도입 법안, '머그샷 공개법'으로 불리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법안, 담배 첨가물 등 유해성 관리를 위한 법안, 양질의 노인일자리 보급을 위한 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여야가 추석 전 결론을 내기로 했던 우주항공청설치법 논의도 미뤄졌다.

대법원장 공석 사태 역시 민주당 사정으로 기인한 것이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 동의안을 25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부적합하다며 임명 동의안 통과를 반대하고 있어 이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대법원장 공석 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될 우려마저 나온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민생을 입버릇처럼 외쳤으나 실상은 딴판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민주당 의원들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민생 법안 처리에 나서라고 하는 게 맞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 대표 방탄 총대를 멜 것이 아니라 민생 법안 처리에 힘을 쏟는 게 마땅하다. 당 내부 문제로 민생을 외면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공당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하고 민생을 돌보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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