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가짜 뉴스' 방지를 위한 원칙과 인공지능(AI)이 학습하는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데이터에 기업들이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제연합(UN) 총회 연설에서 디지털 권리장전의 5가지 기본 원칙을 언급한 지 일주일 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디지털 공동번영사회의 가치와 원칙에 관한 헌장'(디지털 권리장전)을 보고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디지털 질서의 기본 방향이다. 국제사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모범적인 미래상이다. 윤리 및 규범적인 논의 외에도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국제 연대·협력을 통한 인류 후생의 증진 등 차별화된 원칙과 권리를 규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리장전은 디지털 사회의 지향점을 명시했다.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누구나 그 혜택을 정의롭고 공정하게 향유하는 '디지털 공동번영사회'를 제안했다. 특히 '허위 조작 및 불법·유해 정보의 생산·유통이 방지되는 등 건전한 디지털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내용은 정부의 '가짜 뉴스' 척결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챗GPT발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이슈이다. 자신의 정보에 대한 열람·정정·삭제·전송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환경에서 자유와 권리 보장을 한 점도 의미가 크다. 이른바 '잊힐 권리'를 명문화한 것이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법적 강제성이 없다. 따라서 권리장전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관련 법률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정부는 권리장전을 바탕으로 '인공지능법' '디지털 포용법' 등 법령을 준비하고, 관련 부처의 정책·제도를 손봐야 할 것이다. 국회는 디지털 사회의 질서를 확립하고, 디지털 혁신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UN 등 국제기구는 물론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가 디지털 규범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인 우리가 만든 디지털 규범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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