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대표 관광명소인 호미곶 '상생의 손' 인근에 때아닌 귀신 소동이 일고 있다.
알고 보니 포항시 지구단위개발계획에 반발하는 집주인의 소행으로 밝혀졌는데, 갑작스럽게 SNS 등에서 '귀신의 집'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새천년광장 앞 바닷가 상생의 손을 마주 보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다 보면 낡은 조립식 상가 건물이 나온다.
바로 이곳이 최근 포항 SNS 인증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호미곶 귀신의 집'이다.
낮에 보면 별다를 것 없는 폐건물이지만, 밤이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핏빛을 연상케 하는 빨간 조명 속에 마치 무언가 뚫고 나오려는 손바닥 그림이 유리창에 찍혀 있다.
정면을 바라보다 다시 오른쪽으로 돌면 갑자기 보이는 사람의 형체가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긴 머리 가발을 쓰고 하얀 소복을 입은 여성용 마네킹이 상생의 손을 응시하며 떡하니 서있기 때문이다.

27일 취재에 따르면 이는 건물주인이 포항시에게 '관광지구 단위계획을 풀어 달라'며 벌이는 시위로 밝혀졌다.
이곳은 1981년 12월 영일만국민관광지구로 시작해 2003년 11월 호미곶관광지구로 지정된 관광특구로서 개발행위에 제한을 받는다.
이 때문에 자신의 땅에 새로운 건물을 짓기 힘들어지자 관광특구를 해지해 달라며 이러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
포항시에서도 수 차례 '귀신의 집 소동을 그쳐 달라'고 요청했지만, 원래 3개였던 마네킹 숫자를 1개로 줄였을 뿐 여전히 밤이 되면 빨간색 조명이 켜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호미곶 귀신의 집'으로 해당 건물이 인터넷상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방문을 인증하기 위한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 적은 호미곶으로서는 의도치 않은 명소가 생기며 말 그대로 '웃픈(웃기고도 슬픈)'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처음에는 흉물스러운 모습에 집주인을 설득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요구사항을 포항시가 수용할 수 없고 개인의 집 시설물을 임의대로 건드릴 수도 없는 부분이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서 봤는데 여기가 어디냐'는 관광객들의 질문이 심심찮게 오고 있어 참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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