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스포츠야?' 이런 반응이 나올 만하다. 직접적인 신체 운동, 큰 근육을 쓰는 게 스포츠란 관점에서 보면 참 낯설다.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바둑, 체스 등 정신력으로 승부하는 종목을 '마인드 스포츠'란 이름으로 스포츠 범주에 넣는 추세다. 최근 인기인 'e(electronic)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에선 바둑과 체스를 넘어 e스포츠까지 품에 안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정한 데 이어 이번엔 정식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에 흥행한다면 올림픽 진출까지 넘볼지도 모른다. 이번 대회에서 정식 종목인 마인드 스포츠는 바둑을 비롯해 인도가 종주국인 체스, 브리지(카드 게임의 일종), 중국식 장기인 샹치(象棋), e스포츠다.

바둑과 e스포츠가 한데 묶여 같은 장소에서 치러지는 것도 이색적이다. '전통'과 '첨단'을 상징하는 두뇌 스포츠 간 만남이어서다. 확실치 않지만 문자가 생기기 이전인 4천300여 년 전에 발생했다고 전해질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게 바둑. 반면 e스포츠는 1990년대 후반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면서 세계적으로 대중화된 신생 스포츠다.
대조적인 역사를 지닌 종목들인데 두 부문 모두 한국이 최강으로 꼽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바둑 종주국이라는 중국, 현대 바둑의 종주국이라는 일본을 넘어 한국이 바둑에선 최강이다. e스포츠 열기를 주도한 나라답게 이 종목에서도 한국의 실력은 발군이다.

바둑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편입됐다. 당시 이창호와 이세돌이란 '불세출의 바둑 전설'들을 앞세워 한국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13년 만에 다시 정식 종목이 된 이번에도 당시 영광을 재현할 참이다. 2010년 꼬마였던 박정환은 에이스 신진서와 함께 한국 팀을 이끌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의 간판은 '페이커'로 불리는 이상혁. 22일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수많은 중국 팬이 몰려들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한국은 이상혁이 나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FC온라인(축구), 배틀 그라운드(슈팅), 스트리트 파이터5(격투) 등 4개 종목에 15명을 출전시켰다.

27일 한국은 LoL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를 2대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이날 마카오를 2대0으로 제치고 올라온 복병 중국. 이 고비를 넘긴다면 금메달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도 이미 한국의 위력을 잘 안다.
마카오에 승리한 뒤 인터뷰에 응한 중국의 주어딩은 한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항상 매우 강한 상대다. 우린 다음 경기를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며 "한국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 꼭 결승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최강이지만 한국 역시 방심하지 않는다. 사우디를 제친 뒤 류민석은 조직력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매우 강한 팀이어서 경기 영상을 돌려보면서 분석하겠다"면서도 "중국과 경기할 때는 '하나의 팀'으로 잘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우리가 이번 경기에서 중점을 둘 부분"이라고 했다. 상대를 떠나 서로 호흡만 잘 맞는다면 이길 거라는 자신감이 배어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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