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들판만 황금빛으로 물드는 건 아니다. 한국은 29일 추석을 전후해 제법 긴 연휴에 들어가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쉴 틈이 없다. 대구가 낳은 펜싱 스타 구본길을 비롯해 추석 연휴를 황금빛 낭보로 물들일 만한 선수들을 소개한다.

◆검객 구본길, 든든한 동료들과 금 노린다
구본길은 대구 오성고를 거쳐 세계적인 펜싱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사브르 4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결승에서 후배 오상욱에게 왕좌를 넘겨줬다. 그래도 그는 웃으면서 단체전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전했다.
연휴 첫날인 28일 '펜싱 어벤저스', 일명 '어펜저스'가 출격한다. 구본길과 오상욱, 김정환, 김준호로 팀을 꾸린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피스트 위에 오른다. 개인전 금·은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 구본길을 비롯해 이미 잘 알려진 얼굴들. 자타공인 최강 전력이다.
구본길은 지난 개인전 결승이 끝난 뒤 기자가 오성고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하자 "지금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땀 흘린 만큼 얻는 게 있다"며 "나도 잘 버틸테니 높은 곳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금빛 물살 가를 김우민, 골프 강국 한국 출격
김우민은 아시아 수영 중장거리 최강자로 꼽힌다. 26일 남자 자유형 1500m 경기에서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28일 자유형 800m에 이어 29일엔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현지 관계자는 "컨디션만 잘 관리한다면 금메달 소식을 연이틀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정상급 골퍼 임성재와 김시우도 28일 모습을 드러낸다. 아시안게임 골프는 이날부터 나흘 동안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진행된다. 아시안게임에선 이번 대회부터 프로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돼 이들이 여성부 아마추어 조우영, 정유빈과 함께 출전한다. 단체전은 국가당 4명이 출전,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임성재(세계랭킹 27위)와 김시우(40위)의 수준이 가장 높다. 둘 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선수가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인데 148위다. 이들에게 금빛 소식을 기대하는 이유다.
◆'페이커' 이상혁 출전, '삐약이' 신유빈 금 도전
바둑은 13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돌아왔다. 다시 정식 종목이 된 바둑에서 첫 메달 주인공이 28일 나온다. 국내 랭킹 1, 2위인 신진서, 박정환 9단이 남자 개인전에 나선다. 특히 신진서는 6전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 세계 최강 면모를 과시했다.

농구에 마이클 조던이 있다면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는 '페이커' 이상혁이 있다. 29일엔 LoL 역대 최고 선수인 이상혁이 초대 챔피언 자리를 노린다. 그는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승 경력을 보유한 'e스포츠계의 살아있는 전설'. 28일 4강에서 복병 중국을 넘는다면 이튿날 금메달이 유력해진다. 29일 기계체조 남자 도마의 신재환도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30일에도 금메달 소식이 전해질 수 있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이 임종훈과 짝을 이뤄 탁구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현재 혼합 복식 세계랭킹 3위. 선수단 관계자는 "역시 탁구 최강국 중국이 걸림돌이다. 여기다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난관을 이겨내고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 '셔틀콕 여제' 안세영 시동
유력한 금메달 후보 두 명이 기지개를 켠다. 한국 육상의 금메달 기대주인 우상혁(높이뛰기)과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이 뜬다. 추석 연휴 기간 바로 금빛 소식을 전하는 건 아니지만 2일 경기를 시작으로 금빛 질주를 시작한다.

웃음끼 띤 얼굴로 잘 알려진 우상혁은 최근 세계 최고 리그인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을 제패, 분위기가 좋다. 현역 최고로 꼽히는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을 넘는다면 4일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다.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이자 올해 세계선수권자. 2일 여자 단식 64강에 나서는데 예상대로라면 7일 금메달 소식을 전할 수 있다.
연휴 마지막 날인 3일엔 바둑 단체전이 진행된다. 바둑엔 금메달 3개(남녀단체전·남자 개인전)가 걸렸다. 연휴 첫날 신진서와 박정환 중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이날 단체전 금메달 2개를 더해 한국이 바둑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바둑 여제' 최정을 중심으로 한 여자 선수들의 힘도 강하다. 지난 대회에서 4관왕에 오른 '사이클 여제' 나아름은 도로 독주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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