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cm라도 더… "키도 경쟁력" 청소년 성장호르몬 치료 급증 

성장호르몬 치료 받은 대구 청소년 2020년 1천500→2023년 2천500명
10-14세, 5-9세에 주로 처방… 처방금액도 77억→89억→114억원으로 오름세
"비급여처방은 더 많아… 무분별한 사용 막을 대책 필요"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자녀의 키 성장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최근 2년새 대구에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청소년이 6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청소년(19세 이하) 성장호르몬 치료 급여지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소년 약 8만400명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았고 처방 금액은 3천160억원에 달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대구 지역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청소년 수는 2020~2022년 1천500→1천800→2천500명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6월 기준으로도 이미 2천500명의 청소년이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아 전체 인원은 전년 대비 더 많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총 처방금액 역시 같은 기간 77억→89억→114억원으로 오름세가 가팔랐다.

연령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구에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청소년 2천500명 중 56%(1천400명)가 10~14세, 5~9세가 48%(1천200명)였다.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로는 '키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정명희 원장은 "보통 학기 초에 공개수업에 다녀왔다가 자녀의 키가 주변 아이들에 비해 작은 것 같다며 찾아오는 분들도 많고, 방학 동안 다른 아이들이 성장한 것에 비해 자녀만 성장이 더딘 것같다며 9월쯤 클리닉을 찾는 학부모들도 많다"며 "요즘은 한 명만 낳아 자녀에게 '올인'하는 분위기다 보니 그만큼 자녀의 키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투자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가 빨리 온 경우 이를 늦춰 성장이 빨리 멈추는 것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고, 키를 크게 하는 치료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또래보다 10cm 이상 작거나 3~10세 어린이가 1년에 4cm 이상 자라지 않는 등 성장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저신장증 등의 진단을 받지 못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더라도 자녀의 키 성장을 위해 연간 1천만원이 되는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안민석 의원은 "실제 성장호르몬 주사 시장의 30%만이 급여처방이고 나머지 70%는 비급여처방이라는 추정도 있다"며 "성장호르몬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급식부터 식생활 습관, 충분한 수면과 체육활동 등을 통해 학생 성장을 위한 정신적·신체적 맞춤형 지원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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