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총선 '윤석열 대 이재명' 2라운드 끝장승부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무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시가행진하는 장병들에게 두손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무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시가행진하는 장병들에게 두손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구속의 갈림길에서 기사회생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향후 친명 체제를 더욱 공고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총선은 지난해 대선에 이어 '윤석열 대 이재명' 2라운드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날(26일) 9시간가량 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 대표는 영장 기각과 함께 단식 투쟁 회복을 위해 머물고 있는 녹색병원으로 돌아갔다. 이 대표는 구치소를 나오며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내 반란표로 인해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며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날 '구속 수감'이라는 벼랑 끝에서 생환하는 데 성공하며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친명계 중심의 당 장악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날 영장 인용을 전제로 논의됐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포스트 이재명 체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쇄신을 요구하는 비명계의 목소리에도 힘이 빠질 전망이다.

이 대표에 대한 구심력이 회복되면서 내년 4월 실시되는 22대 총선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의 2라운드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표가 손상된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비명계를 대상으로 피의 숙청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공천권을 더욱 강하게 움켜쥘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체제가 강조하는 당정일체를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총선의 얼굴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 여기에 영장 기각에 따른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보수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당장의 구속을 면한 것일 뿐, 향후 검찰 기소와 재판을 통해 사법리스크는 계속된다는 점에서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원도 이날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선 소명됐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와 진보의 전통적 지지층이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에게 쏠리는 한편 중도층의 규모는 전례 없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의 재판이 될 내년 총선에선 혁신을 통해 이들 무당층의 표심을 사로잡아야 승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끝나고, 민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정부는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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