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동훈 파면하라니 이재명이 무죄라도 났나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공세를 퍼붓고 나섰다. 민주당은 27일 오전 의원총회 직후 당 소속 전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무리하고 무도한 '이재명 죽이기' 시도가 실패했다"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 대표가 모든 범죄 혐의를 벗고 무죄가 확정된 양 마구 떠들어댄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구속영장 발부가 유죄 판결이 아니듯이 구속영장 기각도 무죄 확정이 아니다. 한 장관의 말처럼 구속영장 기각은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며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이다. 이 대표가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앞으로 재판을 해봐야 안다.

이는 초등학생도 아는 기초적 법률 상식이다. 그런데도 영장 기각으로 무죄가 난 것처럼 떠들어대는 것은 결국 사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또 다른 '방탄' 시도일 뿐이다. 검찰이 수사한 이 대표의 범죄 혐의는 모두 문재인 정부 때 제기된 것이다. 그것도 지금 민주당과 상관없는, 대표가 되기 전의 개인 비리이다.

제대로 된 공당(公黨)이라면 이런 대표를 손절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도리어 이 대표 수사에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이재명 죽이기'라는 기만적 프레임을 씌운다.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순수한 법률적 다툼에서는 승산이 없으니 이런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68년 전통의 정통 민주 정당이다. 이재명이라는 범죄 혐의자의 사당(私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민주당은 그 반대로 치닫고 있다. 지지자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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