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루쌀'로 라면부터 빵까지… "시장경쟁력 확보가 관건"

농식품부, 내년 가루쌀 전문생산단지 육성에 95억원 투입
가루쌀 제품 시장 조성 예산 73억원으로 증액
국회입법조사처 "시장화, 민간 역할 더욱 확대돼야"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15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열린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15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열린 'NS 푸드페스타(NS Food Festa 2023 in Iksan)'에서 가루 쌀로 만든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2023.9. 15 연합뉴스

"가루쌀은 수입 밀가루를 대체하고 글루텐이 적어 아이들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쌀입니다. 수입 밀가루를 대체하는 가루쌀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면 새로운 음식문화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9월 15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K-푸드축제 'NS 푸드페스타(NS Food Festa 2023)'에서 이같이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번 공식 행사장에서 '가루쌀 식품' 홍보관을 마련했다. 가루쌀의 생산과 가공 과정을 소개하고 빵, 과자, 면, 맥주 등 가루쌀로 만든 제품을 전시해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가루쌀은 일반 밥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로, 식품 제조 시 공정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루쌀을 재배할 경우 밥쌀 재배면적을 줄일 수 있어 수급 균형으로 폭락하는 쌀값을 방어할 수 있는 작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가루쌀로 만든 빵은 일반 쌀로 만든 빵보다 촉촉하고 식감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제과·제빵업계에서도 다양한 가루쌀 제품 연구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도 가루쌀로 만든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SPC삼립은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2종을 출시했다. 신제품 2종은 가루쌀 식빵과 가루쌀 휘낭시에로, 휘낭시에는 밀가루를 넣지 않고 가루쌀로 만들었다.

대전 지역 유명 제과점인 성심당은 가루쌀을 활용해 초코米(미)마들렌, 쌀米쉬폰 등을 선보였다. 농협식품은 가루쌀로 우리쌀칩 현미맛, 양파맛 등 스낵류를 내놨다.

'더미식' 브랜드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온 하림도 최근 가루쌀 라면을 추가로 선보였으며, 신제품은 '닭육수 쌀라면' 2종으로 밀가루와 가루쌀을 배합해 면을 제조했다.

현재 농식품부는 국산 쌀 소비를 촉진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화하기 위해 가루쌀 제품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15개 식품사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 소비 감소로 인한 공급 과잉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가루쌀이 밀가루 수요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고, 내년에는 가루쌀 생산과 제품개발 지원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가루쌀 전문생산단지 육성을 위해 40곳에 31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내년에는 130곳에 95억원을 투입한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가루쌀 제분·유통비용으로 20억원을 지원할 수 있는 항목을 마련했고 식품사의 원료구매자금 융자로 250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가루쌀 제품 시장 조성을 위한 예산은 올해 40억원에서 내년 73억원으로 증액했다.

농식품부는 식품기업의 가루쌀 제품 개발 등이 진행되면서 내년 가루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내년에 재배면적도 1만㏊(헥타르·1㏊=1만㎡)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는 가루쌀 1만톤(t)을 공급하기 위해 38개 생산단지(2천㏊)에서 재배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가루쌀 육성과 안정적인 시장화를 위해선 민간의 역할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 대한 지식과 전략 측면에서 지금은 정부보다 민간이 우위에 서는 시대"라며 "기술적 혁신을 통해 탄생한 상품이라도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가루쌀 제품의 성공적인 시장화는 소비자 니즈 분석과 단계별 세부 과제 해결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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