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타들어 가는 아마존…130년만의 최악 가뭄 기록되나

네그루강 이례적 낮은 수위…우기 시작 직전인 다음 달 더 낮아질 가능성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카푸루 인근에서 선박이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진 아마존강을 항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카푸루 인근에서 선박이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진 아마존강을 항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광활한 아마존 열대우림이 이례적인 극심한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130여년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아마존 지역 자치단체들은 잇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크게 긴장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항에서 운영하는 네그루강(히우 네그루) 수위 정보 온라인 시스템을 보면 이날 네그루강 수위는 16.11m를 기록했다.

이는 마나우스 항에서 네그루강 수위 정보를 제공한 2000년부터 9월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네그루강은 아마존강을 형성하는 모든 지류 중 가장 길다. 이 때문에 아마존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인 마나우스에서는 네그루강 수위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마존 지역 우기가 11월께부터 다음 해 5월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수위는 우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다음 달 들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립아마존연구소(Inpa)는 가장 최근 비슷한 '기세'로 아마존강이 말랐던 시기를 2009∼2010년으로 보고 있다. 이는 '120년만에 네그루강에서 기록된 가장 혹독한 가뭄'으로 간주한다고 브라질 매체 G1은 보도했다.

마나우스 항 시스템의 당시 기록을 보면 2010년 10월 24일에 13.63m까지 떨어졌다. 같은 해 10월 1일에 16.72m에서 3주 만에 3.09m가 줄어든 셈이다.

20여년간 아마존 열대우림의 지속 가능한 개발 방안을 연구한 아마존환경연구소(Ipam) 아니 알렝카르 과학국장은 "우리는 아직 그 수준(2010년)엔 도달하지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130여년 만에 가장 모진 가뭄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지에서는 엘니뇨(적도 인근 태평양의 온난화 현상)를 그 주범으로 분석한다. G1은 국립아마존연구소 관계자 등을 인용, 아마존 지역에서의 비구름 형성을 방해하는 상황이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소셜미디어에는 마나우스와 마나카푸루 등 아마존 지역에서 물고기들이 뜨겁게 달궈진 얕은 수위의 강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펄떡이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고래류를 비롯해 폐사한 물고기 사진도 주민들의 걱정스러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아마조나스주 지방자치단체는 심상치 않은 가뭄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앞다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날 기준 62개 지방자치단체 중 마나우스를 포함한 17개 자치단체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38곳은 경계 단계를 발령하고 비상 선포 시기를 살피고 있다고 폴랴지상파울루는 전했다.

자치단체들은 대체로 아마존에서 어업과 농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이날 환경부 주최 기후변화 관련 워크숍에서 "현재 일어나는 일은 기상 이변이 이미 무섭고 극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3차원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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