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현지 시간) 한국과 중국의 남자 축구 대결이 시작되려는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이날은 마침 춘절과 함께 중국 최대 명절이라는 국경절이어서 5만여 중국인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짜요(加油·힘내라)' 함성이 스타디움을 가득 메웠다. 옆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쩌렁쩌렁 울렸다.
중국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함성 소리가 더욱 커졌다. 한국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도 커졌다. 하지만 한국은 골로 함성을 잠재웠다. 한국의 골이 터지자 중국 관중은 순간 침묵에 빠져 들었다. 중국은 좀처럼 공세로 나서지 못했고, 전반이 끝나자 취재석의 중국 기자들부터 하나둘 자리를 빠져 나갔다.

'공한증(恐韓症)'은 이어진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한국 축구가 중국의 국경절에 중국 축구를 울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일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중국을 2대0으로 꺾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 안방에서 이변을 꿈꾸던 중국을 완벽히 잠재웠다.

애초 경기를 둘러싼 여건은 좋지 않았다. 중국 관중의 일방적 응원과 혹시 있을지 모르는 '홈 텃세'는 적지 않은 부담거리였다. 비디오 판독(VAR)이 없는 탓에 심판 판정도 걱정되는 부분. 모든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선 선제골이 필요했는데 이날 한국은 그걸 해냈다.
이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중국의 숨통을 조였고, 탄탄한 수비로 좀처럼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중국은 쉽게 자기 진영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전반에만 한국에 연거푸 두 골을 얻어맞고 쓰러졌다.

전반 6분 조영욱의 리턴 패스를 받아 고영준이 첫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넘어갔다. 1분 뒤 홍현석의 크로스를 조영욱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비껴나갔다. 전방에서 압박당한 중국은 중앙선을 넘기도 버거웠다.
전반 18분 한국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황재원이 상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다. 홍현석이 왼발로 감아 찬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 오른쪽으로 휘었고, 중국의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30분 중국의 다이웨이준이 첫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오히려 한국이 추가골을 만들었다. 전반 35분 조영욱이 밀어준 패스를 송민규가 가볍게 슛으로 연결, 두 번째 골을 뽑았다.

후반 숨을 고른 중국 관중들이 다시 함성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중국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후반 18분 한국은 벤치에 있던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을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이들은 공세를 주도했고, 중국은 계속 수세에 몰렸다.
후반 30분 무렵부터 5분여 동안 한국이 중국 진영에서 짧은 패스를 이어갔으나 중국은 이를 끊어내지 못한 채 휘둘렸다. 막판 관중들이 응원의 함성을 높였지만 승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강에 진출,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대1로 누른 우즈베키스탄과 4일 준결승을 치른다. 북한은 일본에 1대2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4일 이란을 1대0으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해낸 홍콩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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