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정한 엔데믹, 돌아온 추석"…경북 대표 관광지마다 북적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 '개장 1주년' 입장료 면제에 민속놀이·공연 체험객 몰려
황리단길 등 경주 주요 관광·사적지엔 추석 연휴 첫 3일 간 32만7천여 명 방문
포항 죽도시장, 대게거리, 물회거리 등도 차량·단체관광객 인산인해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는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는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산성마을의 추석'이라는 이름의 특별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각종 무료체험 등을 통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문화테마파크 제공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실감케 한 추석 명절이었다. 경북 주요 관광지들이 긴 연휴를 맞아 관광을 즐기려는 가족, 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일 경북도와 각 시군 등에 따르면 이번 추석연휴 안동 대표 관광지인 월영교 일대는 밀려드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카페와 식당가 업주들도 쉴틈없이 바쁜 날을 보냈다.

개장 1주년을 기념해 입장료를 면제한 한국문화테마파크에는 각종 민속놀이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줄을 이었다.

테마파크 전통놀이장에서는 입장객이 직접 대형 윷을 던져 운세를 알아보는 '윷점' 풀이와 굴렁쇠 굴리기,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딱지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 놀이를 무료로 즐겼다.

테마파크 중심 종루광장에서도 '소리뫼 놀이패'의 사물놀이 공연, '최은해 밴드'의 퓨전 국악 공연, 지역민 주도 풍물놀이단과 하모니카 연주단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선유줄불놀이
선유줄불놀이

하회마을관리사무소와 하회마을보존회에 따르면 하회마을을 무료 개방한 추석 당일(지난달 29일)에는 1만5천여 명, 이튿날(30일)은 3만5천여 명이 하회마을을 찾았다,

특히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열린 하회선유줄불놀이에는 3만5천여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렸다.

SBS 드라마 '악귀' 최종화에 등장한 전통 낙화놀이가 입소문 나면서 이날 만송정 주변 모래사장과 주차장, 강 건너 화천서원 일대까지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보름달이 뜨자마자 만송정부터 타올라간 줄불이 부용대에 도착하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수만 명의 인파가 '낙화야'를 외치자 부용대 정상 65m 절벽에서 낙화의 불기둥이 불꽃을 터뜨리며 떨어졌다. 낙동강 물위로 유유히 달걀불이 떠다니고 선상시회를 벌이는 뱃놀이도 연출됐다.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오는 7일과 28일 오후 7시에 추가로 진행한다. 오후 6시 이후 또는 조기만차 시 차량진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옛 안동역 터에서 열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23' 전야제 행사에도 국내외 관광객 5천여 명이 몰렸다. 박현빈, 홍진영, 박상민 등 인기 아티스트들이 분위기를 달궜다.

연휴 기간 열린 하회별신굿탈놀이에도 누적 방문객 수만 명이 찾으면서 2일부터 열리는 탈춤페스티벌의 기대감을 키웠다.

1일 오후 경주 동부사적지를 찾은 방문객들이 핑크뮬리 군락지 사이로 난 길을 거닐며 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독자 제공
1일 오후 경주 동부사적지를 찾은 방문객들이 핑크뮬리 군락지 사이로 난 길을 거닐며 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독자 제공

경북 대표 '역사문화 관광도시' 경주는 이번 연휴에도 그 명성을 재확인했다.

경주시와 경북문화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32만7천 여 명의 귀성‧관광객이 주요 관광지와 사적지를 방문했다.

경주시는 주요 관광지의 '무인 신호 계측기' 집계 결과 연휴 첫날인 지난달 28일엔 8만 여 명이, 추석 당일인 29일엔 11만5천 여 명이, 30일엔 13만1천 여 명이 경주 도심 주요관광지를 둘러봤다고 밝혔다.

이 기간 경주의 대표적 핫플레이스 황리단길에만 25만1천여명이 다녀가 그 위상을 실감케 했다.

같은 기간 보문관광단지에도 5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경주엑스포대공원과 경주월드, 동궁원, 세계자동차박물관 등 주요 시설에 가족단위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졌다.

추석 연휴 막바지에 이른 2일 포항 환여동 일대가 관광객과 차량 행렬로 가득차 있다.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에 입장하려는 대기열이 줄지어 있다. 배형욱 기자
추석 연휴 막바지에 이른 2일 포항 환여동 일대가 관광객과 차량 행렬로 가득차 있다.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에 입장하려는 대기열이 줄지어 있다. 배형욱 기자

포항 죽도시장과 구룡포 대게거리, 환여동 물회거리 등 주요 관광지도 모처럼 붐볐다.

2일 오후 1시쯤 이곳 일대 도로변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차량들은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거북이 운행을 하느라 짧은 구간을 빠져나가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보도에는 상가에 들어가려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의 표정은 지친 기색 없이 어느때보다 밝았고, 상인들도 오랜만에 가게가 북적이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추석 연휴 막바지에 이른 2일 포항 환여동 일대가 관광객과 차량 행렬로 가득차 있다. 배형욱 기자
추석 연휴 막바지에 이른 2일 포항 환여동 일대가 관광객과 차량 행렬로 가득차 있다. 배형욱 기자

서울 등 대도시에서 추석 명절을 보낸 뒤 관광버스를 타고 2박 3일 일정으로 동해안 단체 여행을 나선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식사를 마친 뒤 포항 각지 명소로 흩어졌다.

포항의 명소 중 스페이스워크는 단연 인기를 끌었다. 이날 오후 2시쯤 스페이스워크를 타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대기 줄이 300m 이상 늘어서기도 했다.

부산에서 포항을 찾은 관광객 김경호(45) 씨는 "긴 연휴 덕에 여유를 갖고 그동안 가족들과 다니고 싶었던 곳을 여행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조금 걱정되기는 했지만 막상 시설을 타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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