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MM]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화장하는 MZ ‘남자’ 전.격.해.부

화장하는 남자가 요즘 대세, 그루밍족 탄생
레오제이 등 남성 뷰티크리에이터 영향
가상의 MMM숍에서 메이크업 받아봤더니…

MMM vol 24호. 남성 뷰티 편
MMM vol 24호. 남성 뷰티 편

예뻐지고 멋있어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 태초의 본능을 충족시키고자 우리의 외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기술이 발명됐는데…바로 화장이다. 그동안 화장은 여성의 영역으로 여겼다. 이로 남자가 화장대에 앉는 모습은 상상할 수가 없는 사회적 편견까지 생겨나고 말았는데 이제 이런 고정관념은 서서히 깨지고 있다.

바로 자신을 가꾸는 남자, '그루밍족'이 생겨나면서다. 화장으로 내 콤플렉스를 감주고 장점을 살리면서 자존감 회복까지 나선다.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화장! 남자가 화장하는 시대. 왜 이들은 화장에 열광하고 어떤 화장을 선호할까. MMM팀이 상상력 한 스푼을 더해 파헤쳐 본다.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 유튜브 화면 캡처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 유튜브 화면 캡처

◆꾸미기에 No 관심, 26살 박 보통 씨의 사연

나는 평범한 직장인 박 보통. 성별은 남자, 나이는 26살. 나는 그야말로 흔한 남자다. 남색 체크무늬 셔츠와 베이지색, 검정색 바지를 즐겨 입고 헤어스타일도 몇십 년째 기본 남성 컷을 고수 중이다. 세수는 비누, 스킨로션 대신 올인원 제품, 흔한 선크림마저 바르지 않는다. 그야말로 나는 스스로 꾸미는 데 영~~~~ 취미가 없다. 하-암(하품)

그런 내게 얼마 전부터 변화가 생겼다. 어느 날 샤워 후 거울 앞에 섰는데 스스로가 너무 초췌해 보이는 거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탓일까. 얼굴에는 거무튀튀한 잡티가 가득하고 20여년을 함께해 온 머리 스타일도 유난히 안 어울린다. 송승헌 같은 짙은 눈썹에 '눈썹 미남'이라는 소리도 꽤 들었지만 뒤죽박죽 정리 안된 눈썹은 유난히 튀어 보인다.

좋아하는 여성이 생긴 건 아니다. 몇 년 뒤면 곧 서른인데 내 소중한 20대, 한 번쯤은 멋있게 살고 싶다. …30대도 똑같이 흘러갈 자기 관리 안 된 모습이 잠시 스쳐 지나간다. 아…안 되겠다. 남은 20대 이렇게 흘려보낼 수 없다.

안 그래도 요즘 유튜브에는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들 영상이 넘쳐난다. 레오제이, 김기수…메이크업은 여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명세를 타는 남성 뷰티크리에이터를 보면 이제 '남성 뷰티'도 당연한 시대 흐름인 것 같다.

화장하는 남자는 곧 자기 관리를 하는 남자를 뜻하기도 하니까…좋다. 이제 나도 도전을 해본다! 매끄럽지 못한 피붓결만 정리해도 인상이 확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데 무슨 제품을 사고, 어떻게 발라야 할까…시작부터 큰 난관이다. 아! 집 근처 알 사람만 안다는 MMM 뷰티숍이 있다고 들었는데…거기 유명한 남성 뷰티 선생님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미지의 MMM 뷰티숍, 어디에 있더라…(박 보통 씨는 온라인 지도를 켠다)

가상의 MMM숍 레오주원 숍. 박 보통씨의 메이크오버기. 이번 MMM을 위해 박성현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와 김주원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가 함께 영상 촬영에 나서줬습니다.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MMM
가상의 MMM숍 레오주원 숍. 박 보통씨의 메이크오버기. 이번 MMM을 위해 박성현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와 김주원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가 함께 영상 촬영에 나서줬습니다.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MMM

◆"보여줄 게 완전히 달라진 나" MMM 숍만 방문했는데...

딸-랑

MMM 뷰티숍 직원(이하 직원) : 어서오세요~ MMM 뷰티숍입니다. 환영합니다 고객님. MMM 뷰티숍 웬만해선 온라인 지도상에선 찾기 어려웠을텐데 잘 오셨습니다. 오늘 오후 7시 저희 뷰티숍의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 '레오주원'쌤 예약 고객님 맞으시죠?

박 보통 : 네…(쭈뼛쭈뼛) 그런데 정말 요즘 남자들도 메이크업을 많이 받나요? 이런 곳을 처음 와봐서 하하(어색한 웃음)

직원 : 그럼요~ 우리 고객님 많이 어색한가보다 하하핫. 레오주원쌤이 워낙 바쁘셔서 아직 도착하시려면 시간이 좀 남았는데 그 전에 우선 상담과 기초 피부 스킨케어부터 도와드릴게요~>< 이쪽으로 오세요. 마시는 건 뭐 드릴까? 커피? 녹차?

박 보통 : 커..커피 주세요 ^^. 제가 살면서 단 한 번도 화장을 해본 적이 없어서요. 이제는 좀 가꿔야겠다 싶어서 찾아왔는데…안 그래도 유튜브는 좀 찾아보고 왔거든요. 레오제이나 김기수???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많더라고요?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 gio shin. gio shin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 gio shin. gio shin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직원 : 어머~ 우리 고객님 이미 다 알고 계셔서 알려드릴 것도 없겠네요^^~ 맞아요. 그동안 화장은 '금남의 구역'이나 마찬가지였잖아요. 화장하는 남자도 대세가 될 수 있을까~하는 시절이 있었지만 2016년 즈음부터 남성 뷰티크리에이터들 덕분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즐기는 남성들의 모습과 생각들이 차츰 당연하듯 퍼지게 됐어요. 레오제이, 스완 등이 일명 '금손 메이크업'을 보이면서 메이크업에 성별의 벽을 허물었달까요. 남성들도 화장으로 콤플렉스를 감추며 자신감을 되찾고 화장한 남자들을 향해 '기생오라비'라는 욕설을 던지는 이들도 달라진 모습에 오히려 응원을 해주게 됐죠. 또 최근 남성 뷰티크리에이터들이 연예인 커버 메이크업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연예인들의 메이크업을 직접 해주면서 더욱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됐죠.

박 보통 : 정말요? 저도 어쩌면 '남자가 왜 화장하느냐'는 성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네요. 여자든 남자든 스스로 더 예쁘고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할 텐데…남성들에게도 '화장할 권리'가 있네요. 그럼 요즘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남자 친구들에겐 화장이 당연한 일이 됐겠네요?

직원 : 그럼요. 우리 고객님도 나이가 26살이라고 하셨으니 MZ세대잖아요! 우선 신조어부터 알고 가실게요~ 남성들에게 BB크림이나 마스크팩 등 화장품이 권장되면서 '그루밍족' 즉, 꾸미는 남자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는데요. 최근에는 화장품을 구매해 자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남성들이 늘면서 '그루밍'과 '얼리어답터'의 합성어인 '그루답터(Groo-dopter)'라는 말도 나와요. 최신 메이크업 트렌드를 접해 제품 구매에 나서는 남성들을 뜻하는 용어죠. 특히 20대 남성들이 맨즈 뷰티의 핵심 소비층이죠. 조금 연령대를 낮춰 대학생인 Z세대들은 개강을 앞두고 메이크업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고 해요.

제가 말을 이렇게 해도, 수치를 보여드려야 고객님의 신뢰도가 확 올라가시겠죠? 지난해 오픈서베이의 '남성 그루밍 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남성 10명 중 8명이 피부를 관리한다고 합니다 ^^

박 보통 : MZ세대인 저도 몰랐던 부분이네요! 요즘 유튜버들이 BB크림, 파운데이션 바라는 것뿐만 아니라 남성 색조 화장도 소개해 주던데…그럼 그루답터들은 색조 화장까지 한단 말인가요?

직원 : 정답입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트렌드 리포트 조사 대상자 중에서 색조 제품을 사용해 본 남성들이 전체의 20%나 차지한다고요! 다만 아이돌처럼 발색이 강한 색조 제품 대신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한 제품을 찾으십니다^^ 우선 쉽게 피부 톤업이 가능한 스틱 파운데이션, 입술에 혈색을 주는 립밥이나 틴트, 모공 가려주는 프라이머, 보송보송한 피부 연출이 가능한 세범 파우더 등이 대표 제품이랍니다.

박 보통 : 오~자연스러운 연출이라면 색조 화장이라도 부담 없이 도전해 보고 싶은데요? 이런 제품을 어디서 사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주위 여성들 보면 올리브영에 많이 가더라고요. 남성들도 이곳을 찾아도 되나요?

직원 : 에이 우리 고객님~ 너무 두려움이 많으시다. 당연하죠. CJ올리브영은 최근 3년간 남성 고객의 구매액이 연평균 20%씩 증가하고 있고 첫 구매 고객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30%에 달한다고 해요. 부담 없이 가셔서 직원이 추천하는 제품 써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제품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 상담이 너무 길었죠? 이제 우리 고객님 마음의 벽이 조금 무너진 것 같으니 '레오주원'쌤 만나기 전 기초 스킨케어부터 가실게요~ 기초 케어는 '레오주원' 쌤 보조 '쩡이' 쌤이 도와드릴게요. 이리 오시죠

박 보통씨가 클렌징을 하고 있다. MMM
박 보통씨가 클렌징을 하고 있다. MMM
마스크팩 중인 박 보통 씨. MMM
마스크팩 중인 박 보통 씨. MMM

(우선 피부 정돈을 위해 세안에 들어간 박 보통 씨, 난생처음 클렌징폼으로 얼굴을 박박 문질렀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쩡이 쌤 : 안녕하세요 고객님~ 스킨케어부터 도와드릴게요. 메이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피부 기초 관리입니다. 상담 내역보니 스킨, 로션도 잘 안 바르신다면서요? 요즘 남성들 스킨, 로션이 합쳐진 '올인원' 제품도 많이 사용하시던데 그것도 좋지만 스킨과 로션 각각 바르고 마스크팩까지 한다면 더욱더 맑은 피부 연출이 가능하답니다. 자 스킨로션부터 들어갈게요~ 촥촥촥~ 어머 우리 고객님 조금만 관리하시면 물광 피부 가질 수 있겠다^^ 이제 마스크 팩해드릴 테니 잠시 15분 기다릴게요~ 어머 어머 고객님 얼굴 작은 것 좀 봐. 마스크팩이 딱 맞네요~

(마스크 팩을 한 박 보통 씨는 15분간 수분공급에 들어가고, 막간을 이용해 눈썹 정리를 위해 심모 고객이 MMM 숍을 찾았다. 쩡이 쌤은 심모 씨의 눈썹 정리를 하고… 눈썹 하나 정리했을 뿐인데 '미남'이 돼 버린 심모 고객은 웃으며 MMM 숍을 나섰다…그렇게 15분이 지나니 우리의 '레오주원'쌤이 들어선다)

베이스 바르는 보통 씨. MMM
베이스 바르는 보통 씨. MMM
스틱형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박보통 씨. MMM
스틱형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박보통 씨. MMM

레오주원 : 어머~ 고객님 너무 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신 만큼 제가 여러 제품 비교해 보면서 고객님에게 적합한 화장법 찾아드릴게요~ 상담 내역 보니 화장이 처음이라고 하셔서 오늘은 피부 톤업과 립 정도로 준비해 봤어요. 피부 톤업을 위해서 스틱 파운데이션이랑 액상 파운데이션 두 제품을 써볼 텐데요. 제품 연출 차이가 있으니 한번 비교해서 잘 보세요.

자!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 많은 남성 고객님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어요. 혹시 고객님 피부 타입이 어떻게 된다고 하셨죠?

박 보통 : 이보영의 남편 '지성'입니다

레오주원 : 아 지성이면 T존에 유분이 많이 낍니다. 소위 말해 개기름이죠. 이 유분을 우선 잡아줄거구요. 그리고 고객님 피부에 홍조가 좀 있어서 홍조도 함께 잡아드릴게요. 민트색이 나오는 '베이스'를 T존과 홍조존을 중심으로 펴바를게요.

박 보통 : 엇... 초록색 빛이 나오는데 슈렉이 되는 건 아닌지…

레오주원 : 걱정마세요~ 이 민트색 베이스가 홍조를 잘 잡아줍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피부에 스며들면서 색이 맞춰집니다. 여기 보세요. 피부 톤이 밝아졌죠? 이제 파운데이션을 발라볼 텐데요. 하나는 스틱형 파운데이션 하나는 액상 파운데이션입니다. 각각 발라서 뭐가 더 피부 연출이 잘되는지 볼게요. 스틱형 파운데이션은 쉽게 피부 결대로 쓱쓱 그은 뒤 스틱 뒷면에 달린 브러쉬로 결대로 펴주면 끝입니다. 사용법이 쉬워서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죠. 잡티도 가려지고 피부톤도 밝아지고요. 하지만 너무 많이 브러쉬를 사용하면 수분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할게요.

액상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박보통 씨. MMM
액상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박보통 씨. MMM
눈썹 정리 중. MMM
눈썹 정리 중. MMM

다음은 액상 타입입니다. 손등에 두 번 정도 액상 파운데이션을 짜주고 손등에 펴 발라줍니다. 충분히 액상 파운데이션을 녹여주고요.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손가락에 액상 파운데이션을 찍어 피부에 발라 줍니다. 볼~ 인중~ 이마~ 골고루 찍어주고요. 바르는 방법은 손으로 두드리는 거와 퍼프를 사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저는 오늘은 퍼프를 사용하겠습니다. 눈부터 파운데이션을 싹싹 밀어내듯이 두드려 줍니다. 어때요? 훨씬 피붓결 표현이 맑게 됐죠?

또 자연스러운 연출이 되려면 눈 주변은 짙게 볼, 광대 주변은 옅게 바르면 됩니다. 자 보세요, 액상 타입은 파운데이션이 피부에 좀 더 잘 스며들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박 보통 : 스틱은 크레파스 바르는 느낌이 났는데 액상은 확실히 수분기가 있네요! 모공이 최대 약점인데 무엇보다 모공이 가려졌습니다.

레오주원 : 피부만 하면 입술이 창백해 보이죠? 입술에 혈색이 돌게끔 색이 진하지 않은 틴트로 살짝만 발라 드릴게요. 훨씬 나아졌죠~ 오늘 서비스로 눈썹이랑 머리도 한번 봐 드릴게요. 고객님 눈썹이 짙어서 크게 손댈 곳은 없는데 눈썹 끝부분이 비어있어서 약간만 그려줄게요~ 쓱싹쓱싹. 자 다 됐습니다. 머리 스타일링은 '쩡이'쌤이 마무리할게요! 수고하셨습니다.

박 보통 : (그의 눈빛엔 점차 자신감이 차오르고 있었다) 오늘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 싫습니다... 아 머리는 제가 너무 직모여서 가르마를 타주면 좋겠습니다.

쩡이 : (고데기로 가르마를 타고 웨이브를 살린다…)

기초 메이크업을 받은 박보통 씨. MMM
기초 메이크업을 받은 박보통 씨. MMM

박 보통 : (자신감이 차오른 그의 눈빛은 변했다. 마치 거울 속 자신의 외모에 빠져버린 듯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는데…) 감사합니다 선생님...거울 속의 저와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오늘 배운 피부 정돈과 입술만 발랐는데오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MMM숍 직원 : 고객님 오늘 준비된 코스 다 끝났습니다. 화장한 티를 크게 내지 않았는데도 충분히 달라진 얼굴, 느껴지시나요? 남성 화장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 남성도 화장하는 시대. 자신 있게 도전하세요! 간단한 제품만으로도 생기 있는 이미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음에도 MMM숍 또 이용 해주세요 ^^

※이번 콘텐츠 제작을 위해 박성현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와 김주원 매일신문 사회부 기자가 함께 나서줬습니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박성현 기자(박보통 씨)의 메이크오버기는 MMM인스타그램(@Maeil_Mz_Magazine)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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