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친중(親中)의 종말?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과 동일한 1.5%로 예상했다. 또 독일은 올해 성장률이 -0.2%를 기록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6%→2.2% 및 1.3%→1.8%로 상향 조정한 것과 대비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강국 한국과 독일의 추락은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수출 위주 국가가 어렵다'는 일반론으로는 설명이 곤란하다. 같은 경제구조를 가진 일본의 성장률이 올해 25년 만에 한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독일의 최대 단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특정 산업 의존도가 과다하다는 점이다. 2022년 독일 전체 수출액 중 자동차 비중은 10.6%에 이른다. 부품까지 포함할 경우 무려 15%에 육박한다. 한국의 경우는 총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2020년 19.4%, 2021년 19.9%이다. 독일은 자동차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 실적에 따라 국가 경제가 오락가락하고, 한국 경제는 반도체 경기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구조인 셈이다. 배터리·바이오 등 한국 경제를 책임질 새로운 산업의 육성이 시급한 이유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과 독일은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 논리가 불러온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지난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6.7%로, 전체 국가 가운데 3번째이다. 반면에 한국은 지난해 중국 수출 비중이 22.8%에 달해, 2위 미국(16.1%)보다도 크게 높았다. (유엔 국제무역통계)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중국 경제의 위험이 고스란히 한국과 독일 경제에 전가되어 '직격탄'을 맞은 꼴이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해, 이제 '안보와 경제적 번영은 함께 간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웃한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의존이나 종속은 공도동망(共倒同亡·함께 넘어지고 함께 망함)의 길이다.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탈중국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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