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어요. 삼성 라이온즈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2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 제1야구장에선 한국과 대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곳에는 한국 야구 팬들이 여럿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마치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처럼 응원하는 프로팀 유니폼을 입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관중석 사이에서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젊은 팬이 눈에 띄었다. 이성현(21) 씨가 입은 유니폼 등에는 이번에 대표팀에 선발된 '원태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아버지 이중원(50) 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아 한국을 응원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성현 씨는 베이징대학 의학부 본과 4학년 재학생. 연휴를 맞아 집이 있는 저장성 이우를 찾았다. 9월 29일이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이고 10월 1일은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국경절. 그 덕분에 긴 여휴를 맞았고, '꿀맛같은' 휴식을 즐기러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 가족을 만났는데 마침 아시안게임이 열려 좋아하는 야구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집이 있는 이우에서 항저우까진 2시간 정도 거리. 10여년 전 가족이 중국으로 이주했고, 그는 5년째 베이징에서 유학 중이다. 그 와중에도 야구에 대한 관심은 놓은 적이 없다.

성현 씨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야구를 즐겼다. 대구가 고향은 아니지만 골수 삼성 팬"이라며 "아버지가 삼성전자에 다니신 적이 있어 자연스레 아버지와 함께 삼성 팬이 됐다. 삼성 야구를 오래 봐 왔다. 언제나 마음은 삼성에 있다"고 웃었다.
지난 여름엔 서울을 찾아 삼성 경기를 '직관(직접 관전)'하기도 했다. 등에 짊어진 이름처럼 원태인의 팬인지라 그의 투구를 직접 보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1일 좋은 투구를 하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준 게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대표팀에 승선한 삼성 선수는 원태인, 김성윤, 김지찬 등 세 명. 성현 씨는 "세 선수 모두 너무나 자랑스럽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금메달을 걸고 대구로 '금의환향'했으면 좋겠다"며 "삼성도 힘든 시즌을 잘 견뎌내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파이팅'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옆에서 아들의 얘기를 듣던 이중원 씨도 한마디 보탰다. 그는 "야구를 매일 챙겨 본다. 혹시 보지 못하는 경우에도 승패에는 늘 관심을 갖는다"며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변함없이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 씨 부자의 바로 뒤에 앉아 있어 가족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혜림(30) 씨와 이 씨 부자는 오늘 야구장에서 처음 만난 사이. 대구 칠곡이 고향인 혜림 씨는 성현 씨처럼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등 뒤에 새겨진 이름은 이승엽. 삼성의 전설 36번이다.
혜림 씨 역시 연휴를 맞아 항저우를 찾았다. 다만 성현 씨와 달리 이곳에 연고가 없다. 연휴를 맞아 아시안게임을 즐기려 방문했다. 올해부터 중국 텐진의 한국학교에서 일하는 중인데 스포츠를 좋아해 먼 길을 왔다. 고속철을 타고 6시간이나 걸려 여기까지 왔다.
혜림 씨는 "연휴에 기차표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았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K-팝 콘서트 티켓 구하듯 '광(狂)클릭(열심히 클릭)' 끝에 기차표를 구했다"면서 "어젠 한국과 중국의 축구 경기도 현장에서 봤다. 한국이 시원하게 이겨 기분이 좋다. 오늘도 야구에서 그 기운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혜림 씨 역시 삼성 소속 세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세 선수 모두 야구에 대한 목표가 높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여기서 자기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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