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일상으로…황금 연휴 마지막 날, 아쉬움 뒤로 한 채 떠나는 시민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고향 오가는 구름 인파로 북적
동성로 등 번화가에도 마지막 휴일 즐기는 시민들로 붐벼

3일 오후 1시 30분쯤 동대구역에는 6일간의 황금 연휴를 뒤로하고 떠나는 귀경객들로 붐볐다. 윤수진 기자
3일 오후 1시 30분쯤 동대구역에는 6일간의 황금 연휴를 뒤로하고 떠나는 귀경객들로 붐볐다. 윤수진 기자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장장 6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는 모처럼 긴 휴일을 뒤로 하고 떠나는 시민들의 귀경 행렬이 이어졌다. 도심 번화가에도 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러 나온 이들로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3일 오후 1시 30분쯤 동대구역에는 고향을 오가는 시민들로 붐볐다. 한 손으로는 묵직한 캐리어를 끌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고향에서 싸 온 선물 세트와 짐 가방을 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기차가 도착하자 떠나는 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배웅하러 온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다.

초등학생인 두 아들과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정현정(41) 씨는 "설 연휴 이후 처음 오는데, 오랜만에 시댁과 친정 식구들을 모두 뵐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며 "일 때문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부모님을 두고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고 했다.

떠나는 가족을 보내는 이들 역시 헛헛한 마음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아들을 환송하러 나온 김정숙(67) 씨는 "아들이 취직한 이후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게 처음이다. 직장 때문에 방금 부산행 SRT를 탔는데, 너무 섭섭하고 아쉽다"며 "연휴 동안 고기도 먹이고 전도 부쳐줬지만, 자취방에서도 잘 챙겨 먹었으면 해서 밑반찬을 싸서 보냈다"고 말했다.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는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도 사람들이 붐비는 건 마찬가지였다. 시민들의 얼굴에는 그간 가족들과 나눈 행복과 일상 복귀에 대한 걱정이 함께 어려있었다. 상주행 고속버스를 기다리던 장재우(24) 씨는 "5개월 만에 부모님을 뵈어서 정말 반가웠다. 매일 함께 저녁을 먹고 그동안 못했던 얘기도 했다"며 "이제 어느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일 때문에 2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는 조규민(35) 씨도 "연휴가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도 "직업 특성상 비상근무가 많아 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일주일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잘 놀고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시내 곳곳과 주요 쇼핑몰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1시쯤 대구 동성로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마지막 휴식을 즐기러 나온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탕후루, 마라탕, 떡볶이 등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음식집 앞으로는 길게 대기 줄이 서 있었고, 카페 역시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었다.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시내에 왔다는 고가인(18) 양은 "고3이지만 친구들보다 일찍 취직이 결정돼 비교적 마음 편한 연휴를 보낼 수 있었다"며 "그래도 마냥 놀 수는 없어 연휴 틈틈이 자격증 공부도 병행했다. 알찬 연휴를 보낸 것 같아 다행이다"고 했다.

직장인 최혜민(29) 씨는 "연휴를 앞두고 계획한 일들이 많았는데 정신없이 놀다 보니 6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오늘이라도 카페에 가서 밀린 개인 업무를 처리할 생각"이라며 "다행히 3일만 출근하면 한글날 연휴가 또 있어 그나마 행복하다"고 했다.

동성로 인근의 한 백화점에는 연휴 새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 탓에 가을옷을 사러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이 이전보다 약 6~8도쯤 뚝 떨어진 탓이다.

두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류창민(44) 씨는 "연휴 마지막 날인 만큼 아이들과 시간도 보내고 필요한 물건들도 사기 위해 백화점에 왔다. 오늘은 일찍 귀가해 내일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일 오후 1시쯤 찾은 대구 동성로. 연휴의 끝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박성현 기자
3일 오후 1시쯤 찾은 대구 동성로. 연휴의 끝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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