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이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립대병원에서 퇴직한 간호사 10명 가운데 6명은 입사 2년 미만이라고 한다. 국립대병원은 간호사를 새로 채용해 빈자리를 채우려고 하지만, 조기 퇴직이 속출하면서 상시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 15곳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사한 간호사는 모두 4천638명이다. 퇴사 간호사 중 입사 2년 미만 간호사는 59%(2천736명)에 이른다. 특히 칠곡경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본원)의 2년 이내 퇴사 비율은 74.2%로 국립대병원 중 가장 높다. 경북대병원(본원)도 70.8%로 평균을 넘어섰다.
간호사 퇴직 러시는 인력 부족에 따른 과도한 업무 부담과 엄격한 조직문화 탓이다. 올해 국내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급)의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할 평균 환자 수는 16.3명이다. 이는 미국(5.3명), 일본(7명)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많다. 한국의 간호사 면허 발급 규모는 선진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실제로 일하는 간호사는 면허 소지자의 절반 수준이다. 상당수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 보건직 공무원,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민간 보험회사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업무 환경이 좋고 연봉이 많은 해외로 취업 이민을 떠나는 간호사들도 많다.
간호사 이직을 막을 수 있는 근본책은 노동 환경 및 처우 개선이다. 국립대병원은 매년 간호사 증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승인 규모는 되레 줄고 있다. 2021년 국립대병원 15곳은 1천905명의 간호사 증원을 요구했지만, 정부 승인율은 70%에 그쳤다. 지난해 승인율은 52.4%로 떨어졌다. 중소 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은 대학병원보다 더 심각하다. 간호사는 의료 현장과 돌봄 서비스의 핵심이다. 간호사 이직 현상을 방치하면 의료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으로 규정해 업무 강도를 낮추고, 적절한 임금 수준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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