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망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주식과 채권, 원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한 것.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65.07)보다 2.41% 하락한 2,405.69, 코스닥은 전 거래일(841.02)보다 4.00% 내린 807.40에 거래를 종료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4.351%로 전 거래일 대비 32.1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연고점인 1,3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0일(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 거래일(1,349.3원)보다는 14.2원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주가지수와 채권, 원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한 건 6일에 걸친 긴 연휴 동안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한꺼번에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기준점)'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달 27일 연 4.5%대였으나 3일(현지 시간) 4.8%를 넘어서며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 불확실성에 따라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추석 연휴 기간 국제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유 부총재는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당 폭 상승하고 있는 데다 국제 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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