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역 금융 활성화해야

박상우 경북대 교수

박상우 경북대 교수
박상우 경북대 교수

지역 금융기관들은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줄 역할,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 사회 공헌 활동 선도, 시중은행의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혜택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금융기관들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그동안 지역 금융기관들은 관계형 금융, 지역 특화 상품 개발, 지역민의 높은 충성도 등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여 있으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지역 경제의 자금줄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왔다.

지역 금융기관들이 당면하고 있는 환경의 변화는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째,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첨단 고부가가치 지식 기반 산업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며 지역 경제가 상대적으로 침체하고 있으며, 둘째, 금융산업에 접근성을 강화한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지역 금융기관들은 이를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핀테크·빅테크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은행 산업에 진출하며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지역 금융기관들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의 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금융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역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금융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혁신 금융과 은행권 경쟁 촉진 논의들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 금융기관들은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플랫폼과 디지털 경쟁력에서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은행들에 비해 뒤처져 있으며, 이러한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결국 지역 금융기관들의 존재감이 약화되고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둘째는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터워 기능을 확립해야 한다. 최근 지역 금융기관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사고와 자금 조달 경쟁력의 열위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평판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평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지역 사회 공헌 활동, 취약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 금융 강화 등 지역 금융기관에 대한 평판을 제고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셋째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이 근본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역 경제는 침체해 왔으며, 새로운 동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금융기관들의 활성과 침체는 지역 경제 상황과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 이전 공공기관도 지역 금융기관들과의 거래 확대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한다. 대구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은 물론 한수원, 로봇산업진흥원, 한국뇌연구원도 지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지역 내에서 환류된다면 지역 기업들의 운영 및 투자 자금 확보를 수월하게 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금융 소외계층이 없도록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금융기관들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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