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기둥이라 불리는 반도체 업황이 기나긴 부진을 딛고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반도체 생산지수는 142.9(원지수·2020년=100)로 1년 전보다 8.3%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이 전년 같은 달 대비 기준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해 7월(14.9%) 이후 13개월 만이다. 여세를 몰아 지난달 반도체 수출도 99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10월(92억 달러) 이후 최고 실적을 올렸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4% 주는 데 그치면서 지난해 10월(-5.8%)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 때문에 수출 감소세 역시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부터 14개월째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이어져 오면서 전체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하락세를 이어 왔는데 반도체 실적 호조가 수출 상승세로의 전환 가능성을 낳고 있는 것이다.
지하자원은커녕 관광자원도 턱없이 모자란 데다 내수시장마저 작은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 고도 경제성장을 이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산업현장의 주력군은 수출기업이고 수출기업이 일자리도, 세수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수출이 하락세를 이어 가면 깊은 불황의 늪에 빠진다. 그뿐만 아니다. 수출 부진은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를 줄어들게 만들고 이런 여파로 원화값이 급락하고, 기름값 등 수입 물가가 급등해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수출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전방위적 노력을 쏟아야 한다. 유망 기업과 한계기업을 구분하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유망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줄여 주든, 금융권 대출을 늘려 주든, 혜택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우량 중소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시장 개척도 도와줘야 한다.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을 걷는 힘이 수출에서 온다는 것을 정책 당국이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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