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예술인들의 집합소'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이 '대명동'이다. 그 중 대명2·3동은 계명대 대명캠퍼스를 중심으로 연극은 대명공연거리의 소극장들이, 음악은 명덕역 인근의 악기상과 '클럽 헤비'가, 미술은 계명대 대명캠퍼스의 미술대학이 중심이 되어 대구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문화 기지다.
이런 대명2·3동의 특성을 살려 대구 남구청과 (사)인디053이 일을 벌렸다. 바로 '15분 예술동네'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이 10월 13, 14일 대명2동 청소년블루존 거리 일대에 열리는 '물베기거리페스티벌'에 오른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 대구 남구청 문화관광과 공무원들과 (사)인디053 사람들을 만났다.
'15분 예술동네' 프로그램은 문화시설이 밀집돼 있는 대명2·3동이 주민들의 주거공간에서 15분 내에 문화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이다.
"경북예술고와 계명대 대명캠퍼스를 중심으로 대구의 문화예술인구가 집중돼 있는 곳이 바로 대명동입니다. 이 때문에 '남구'의 정체성이 대구 지역 내 문화예술인의 공간이라는 데 있다는 게 조재구 남구청장을 비롯한 남구청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명2·3동'이라는 공간을 문화적 관점에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하다보니 지금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습니다."(민상호 대구 남구청 문화관광과장)
"대명2·3동은 예전부터 살고 있는 주민들도 많이 계시지만 그 사이에 예술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오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주민으로서의 예술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 원래 살던 주민들과 예술인들이 접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방법 중 하나로 '15분 예술동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습니다."(이창원 (사)인디053 대표)
지난 6월부터 진행된 '15분 예술동네'를 통해 대명2·3동 주민들과 이 지역에 살고 오가는 예술인들은 함께 연극도 만들고 난타 공연을 연습했고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동네를 오가는 예술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지내는지 좀 더 잘 알게 됐고, 예술인들은 주민들의 숨겨진 끼를 발견함과 동시에 주민들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주민 난타 공연에는 할머니가, 청소년 뮤지컬 합창반에는 손녀가 참가해서 나중에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연극을 배운 한 주민은 주인공을 맡아 겁도 났었는데 배우들이 용기를 주면서 같이 자신의 고민을 들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예술인들도 처음에는 '잘 맞춰나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대요. 그런데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 새로운 관계를 맺게 돼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박주현 (사)인디053 주임)
대구 남구청과 (사)인디053은 행정기관과 예술단체가 힘을 합쳐 만든 이 프로그램이 인구 소멸 위기에 부닥친 남구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명2·3동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어느정도 정비가 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인프라들을 바탕으로 대명2·3동을 중심으로 남구를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게 조재구 청장님을 비롯해 남구청이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민상호 대구 남구청 문화관광과장)
"저희 '인디053'이 몇 년 전 중구에 있다가 남구 대명2·3동으로 이전하면서 지역의 다양한 예술인을 동네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예술인과 행정기관, 주민을 연결시키는 다리를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하는 대명동이 됐으면 합니다."(이창원 (사)인디053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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