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투리에도 이제 익숙해졌는데 갈 때가 왔네요.", "가을 날씨도 성큼 다가왔는데 귀국하려니 아쉬워요."
수성구청에서 6개월 간 머물며 한국식 행정 경험을 쌓은 외국인 여성 공무원 '듀오'가 귀국을 앞두고 남긴 말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대구 수성구청에서 6개월 간 머물려 한국식 행정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칸다 리사(30·일본) 씨와 합사리 리니(32·인도네시아) 씨의 얘기다.
이들은 시·도지사 협의회 주관 외국초청연수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부터 수성구에서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리사 씨는 간사이 국제공항 소재지인 오사카부 이즈미사노시에서 인구통계 업무를 맡다 국제교류와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수성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리니 씨 역시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반둥시청 회계과에서 일하다 '한류'에 대한 깊은 관심과 어학능력을 바탕으로 연수 기회를 잡았다.
지난 6개월은 불과 한 달처럼 느껴질만큼 빠르게 흘러갔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수성구청 공무원들과 교류하며 한국식 행정을 배웠고 퇴근 후에는 동성로, 수성못 등 명소를 수시로 찾으며 대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밝혔다. 대구 막창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에 꼭 함께 먹자고 할 만큼 '최애 음식'이 됐고 팔공산이나 앞산에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리사 씨는 "대구는 대도시면서도 삭막하지 않은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라며 "서울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리니 씨도 "대구는 서울이나 부산에 비해서 인지도는 떨어지는 편이지만 매력적인 관광지가 많아서 놀랐다. 도시의 즐길거리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공존한다는 게 대구의 매력"이라고 했다.
6개월 간 일하며 느낀 한국와 자국 공무원 조직의 차이점은 신속성이다. 일본과 인도네시아 모두 서류나 절차를 중요시하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의사 결정이 빠르고 효율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민원인에게 친절하고 관과 주민 사이의 접점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점 역시 배울점으로 꼽았다.
이들의 공식적인 연수 기간은 이달 8일까지지만 교류 협력은 귀국 후에도 이어진다. 리사 씨는 수성구와 이즈미사노시 간 청소년 우호교류사업을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수성구 거주 고등학생 10~15명 정도가 현지 기업과 대학, 역사·문화탐방을 하는 식의 교류 정례화를 논의 중이다.
리사 씨는 이미 수성구에 있는 동안 일본 고향납세 실적 1위를 달성한 이즈미사노시의 성공 노하우를 수성구와 공유했으며, 지난 7월 이즈미사노시와 수성구의 우호교류도시 체결 과정도 함께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능력이 탁월한 리니 씨는 SNS 파급효과가 큰 인도네시아 특성 상 수성구와 대구 관광 홍보에서의 역할이 특히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기회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 분야 협력의 교두보 역할도 톡톡이 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두 사람이 한국과 교류협력 기회가 많은 국가에서 온 만큼 이들의 역할은 귀국 후에 더 기대가 되는 부분이 많다"며 "이런 직접적인 인적 네트워크 형성은 활용하기에 따라서 해외 연락사무소를 두는 것 만큼, 또는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리사 씨는 "한국어가 아직 서툰데도 상냥하게 대해주신 수성구 직원, 구민분들께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 앞으로도 양 도시 간 교류를 위해 애쓰겠다"고 했다. 리니 씨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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