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 대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클릭 응원에서 중국 팀 응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이유가 매크로 프로그램(자동입력반복) 조작 때문으로 드러났다.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는 네덜란드, 일본의 2개 IP에서 1천989만 건의 매크로를 활용한 응원 클릭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포털 사이트 응원 서비스 중 다음에서만 참여자의 93%가 중국을 응원하는 사태가 벌어진 원인이 예상대로 매크로 활용 조작으로 확인됐다. 외국의 인터넷을 우회한 소수의 사용자들에 의해 여론 왜곡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포털 서비스들이 특정 세력의 여론 조작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2017년 19대 대선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린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8천800만 건의 온라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다.
국민 75% 이상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이들 사업자가 메신저 시장마저 독점해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일부 포털은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방치해 문제가 심각하다. 카카오는 "클릭 응원이 로그인이나 횟수 제한 없이 가능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왜곡 가능한 구조를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범부처 TF를 꾸려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조작된 인터넷 여론이 다수 여론인 양 포장돼 공적 판단력을 왜곡시키면 민주주의 파괴는 물론 국익 훼손까지 가져올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국과 북한이 국내 친중·친북 세력과 결탁해 해외 IP로 여론을 조작할 우려도 크다. 일차적 책임은 뉴스와 댓글로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포털에 있는 만큼 스스로 안전 장치를 보강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정쟁을 배제하고 실태 점검과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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