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 기업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2차전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한국 정부는 광물 비축량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8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은 44억7천만달러(약 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6%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97%가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배터리 한 품목에서만 중국을 상대로 6조원 가까운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리튬, 전구체 등 2차전지 원료에 이어 배터리 완성품도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약진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중국산 LFP 배터리 채택 확대와 연관이 깊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 KG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 업체가 만든 배터리 채택하는 사례가 늘었다.
중국 업계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메탈·광산 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동력 배터리 제조용 흑연(70%)·망간(95%)·코발트(73%)·리튬(67%)·니켈(63%) 등 전기차 원료에 대한 중국의 점유율은 절대적이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수십년간 광물 확보에 주력한 결과 원자재 채굴 및 가공, 중간재 생산, 배터리 완제품 제조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이뤄 경쟁력을 높였다.
SNE리서치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은 28.7%로 1위를 유지했으나, 중국의 CATL이 전년 동기 대비 107.1% 성장해 점유율을 27.2%로 끌어올렸다. 두 기업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8.4% 포인트(p)에서 1.5%p로 줄어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자원 직접 구매, 비축량 확대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달청은 원자재 수급이 원활하기 않을 때 비축 중인 원자재·경제 안보 품목 등을 기업에 수급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비철금속 비축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28만t까지 확대해 수입 수요 기준 60일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극재에 쓰이는 광물 가운데 1순위로 꼽히는 니켈과 관련해 수요 동향을 살펴 비축량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국가 차원의 배터리 산업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3일 2차전지 연구장비 제조 현장을 찾아 "2차전지 산업의 국내 생태계 조성을 위해 '2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가칭)'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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