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K팝 시장에서 뜨는 음악이 있다. '이지 리스닝'. 청취자들의 편안한 음악 감상을 위해 화려하고 심오했던 곡을 벗어나 차분한 팝곡으로 K팝 아이돌이 속속 무대 위를 오르고 있다.
지난달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RIZE)는 '이지 리스닝' 음악으로 팬심을 공략하고 있다. 엑소(EXO), 에스파(aespa) 등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그룹의 데뷔곡이 강렬한 비트와 심오한 세계관을 앞세운 '센 음악'인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로 라이즈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장르인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선택했다.
특히 이들의 쉬운 펑키한 기타 리듬이 담긴 데뷔 싱글 타이틀 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의 인기는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해당곡이 담긴 데뷔 음반은 발매 첫 주 100만 장이 넘게 팔려나갔고 소셜미디어서비스에는 쇼츠, 숏폼을 타고 '겟 어 기타'의 댄스 챌린지가 한창 유행하고 있다. 펑키한 리듬과 복고풍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섞이면서 신인그룹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청량함' 표현이 잘 이루어지며 많은 팬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상민 SM 총괄 디렉터는 지난달 데뷔 쇼케이스에서 "라이즈는 정해진 형태에 맞추기보다 변화하고 진화하는 리얼타임 오디세이(실시간 서사시)를 채택했다"며 "라이즈만의 성장 이야기를 색다른 방식으로 풀겠다"고 설명했다.
이지 리스닝을 택한 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브'도 마찬가지다. 올해 5월 데뷔한 하이브의 신인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의 데뷔 음반은 감각적인 멜로디의 힙합 댄스곡, 미디엄 템포 팝곡 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워졌다. 특히 '옆집 소년들'이라는 팀명에서부터 아예 이지 리스닝을 겨냥했다. 지난달 발표한 첫 미니음반 '와이(Why)'에서도 실제 멤버들이 일상에서 쓰는 말투와 화법을 넣어 음악을 만들었다.
또 아이돌그룹 크래비티도 지난달 이지 리스닝으로 청춘의 뜨거운 젊음을 노래한 여섯 번째 미니 앨범을 발매했고 여성 아이돌 그룹 '빌리'도 빌리만의 유니크한 스토리텔링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디스코팝 장르로 첫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이같은 열풍은 다소 어려웠던 아이돌 음악에 피로감을 호소한 대중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비슷한 콘셉트의 노래와 더불어 진한 화장, 심오한 세계관과 이를 표현하는 가사 등에 난해함을 느끼면서 점차 아이돌 노래가 대중성과 멀어졌다는 것이다.
지역 음악계 관계자는 "이제 대중성을 공략하는 시대다. 특정 엔터테인먼트사는 아이돌 데뷔 때 꼭 가수만의 세계관을 만들었다. 데뷔곡으로 세계관을 표현하는 노래가 나오면서 팬이 아닌 일반 대중들은 노래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라며 "시끄럽고 강력한 사운드를 벗어나 이해하기 쉬운 리듬과 표현으로 대중성을 잡는 게 요즘 K팝 시장의 흐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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