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發 전쟁에 국제 유가 급등…'3高' 한국 경제에 기름 붓나

하반기 경기회복세 다시 경고등
재정난 한전·가스公 빚 가중…휘발유·경윳값 치솟을 우려
흑자행진 무역수지 악영향…소매 판매 41개월째 최대 하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번 충돌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1천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번 충돌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1천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원가 상승은 한국전력 적자 심화, 무역수지 적자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에 해당하지 않아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란이 하마스 공격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중동 전역으로 여파가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3.9% 상승한 배럴당 86.06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브렌트유는 89달러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 분쟁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에너지 구입 원가 상승으로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누적 적자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또 이미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도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쟁은 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무역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6월 흑자전환이 수입액 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뚜렷한 수출액 증가 전환이 없을 경우 에너지 수입액 상승으로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고금리, 고유가 등 외부 악재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 소매판매액은 최근 3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하반기 경기반등을 위한 내수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비 관련 지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분석 결과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지난 8월 기준 102.6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08.2와 비교하면 5.2% 하락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했던 지난 2020년 3월(-7.1%)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전쟁에 따른 국내 석유·가스 수급 현황과 국내외 유가 영향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현재로선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만큼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세계 경제계는 이번 전쟁으로 촉발된 불안전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물가 상승 억제를 노리는 미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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