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민간 시행사 중 일부가 분양대금을 연체한 금액이 1조77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계약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한 금액만 600억원에 달한다.
내년까지도 건설 경기 전망이 어두운 탓에 LH의 연체 부담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민간 시행사가 LH에서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고 분양대금을 연체한 금액만 1조770억원이다. 연체 금액 이자만 338억원에 달한다.
공동주택용지는 관련 개발법령에 따라 추첨 또는 경쟁방식으로 민간 시행사에 공급된다.
LH의 공동주택용지 분양 실적을 보면 ▷2020년 83개 필지(5만1천294㎡)에 계약금 7조6천181억원 ▷2021년 53개 필지(3만9천21㎡)에 6조613억원 ▷작년 67개 필지(4만4천275㎡)에 7조25억원 ▷올해(8월 기준) 22개 필지(1만5천575㎡) 1조9천706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LH가 분양 후 시행사로부터 분양대금을 받지 못한 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2020년 기준 920억원, 2021년 1천562억원, 작년 8천471억원에서 올해 8월 기준 1조77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올해 약 12배가 증가했다. 연체 시행사는 36곳으로 3년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경기도 파주운정3 지구의 경우 면적 7만3천721㎡ 규모 4개 지번을 A시행사에 분양했지만 7천260억원의 분양대금 중 무려 45%인 3천267억원이 14개월째 연체되고 있다. 현재까지 연체이자만 182억원이다. 성남복정1 지구도 313억9천만원에 B시행사에 분양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140억6천만원을 9개월째 못 받고 있다. B시행사는 화성동탄2 지구 2개 지번의 분양대금 890억원 중 600억원도 14개월째 연체 중이다.
여기에 계약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세 군데 필지가 해약했는데(해약금 40억원), 올해는 필지 5곳이 해약했고 해약금만 592억원에 이른다.
LH는 최근 고금리, 미분양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진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며 시행사들이 개발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저조한 부분 등이 연체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건설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 착공 물량이 전년 대비 18.1%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감소 폭이 7월까지 39.9%로 더욱 심화(관련 기사 앞으로 건설 경기 더 나빠진다…부동산PF 등 자금시장 불안 지속)했다. 부동산 PF 등 자금 시장 불안정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축허가 이후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인데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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