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초교 전세버스 현장 체험학습'을 합법화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 법률안(노란버스법)이 통과됐지만, 현장 체험학습 취소 후유증은 전세버스 업계와 관광지 상권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전세버스 업체들은 현장학습 대목을 맞아 준비했던 버스를 놀리게 됐고, 관광지와 체험학습장의 손님맞이 준비는 헛일이 됐다. 업계는 일방적인 계약 취소로 손실이 크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
전국전세버스운송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세버스 업체의 하반기 현장학습 취소 건수는 1천703건, 금액은 161억4천92만 원이다. 전세버스를 이용한 현장학습이 합법화됐지만, 학교들은 일정을 다시 조율하기 쉽지 않다. 사실상 올해 현장학습은 물 건너갔다. 전세버스 업계는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위약금 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업계의 피해도 크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예약의 3분의 1이 취소됐다. 현장학습지인 목장, 동물원 등에서도 계약 취소가 잇따랐다. 주변 음식점 등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세버스를 이용한 초교 현장학습을 금지한 '노란버스 사태'는 현장학습이 어린이 통학에 해당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서 비롯됐다. 이어 교육부는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현장학습에 노란버스를 이용하라는 공문을 학교에 보냈다. 학교들은 전세버스 계약을 취소했고, 노란버스를 구하지 못해 아예 현장학습을 포기했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었고, 전세버스와 현장학습 관련 업계는 손실을 떠안게 됐다.
정부와 국회는 현장학습 취소에 따른 혼란이 커지자, 관련 규칙과 법을 개정하는 뒷북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취소 대란 피해는 전세버스 업계는 물론 관련 업계에 연쇄적으로 번졌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법제처의 유권해석과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부의 조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었다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무사안일한 행정이 사회적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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