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지순례 갔다가 봉변…이스라엘 체류 국민 192명 귀국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서 한 아버지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귀국하는 가족을 반기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서 한 아버지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귀국하는 가족을 반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무력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에 체류 중이었던 한국인들이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텔아비브발 인천행 귀국편(KE958)은 현지 시간 기준으로 10일 오후 1시 45분(한국시간 7시 45분)쯤 이스라엘에서 출발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 8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도착한 국적기에는 이스라엘에 단기 체류 중이었던 국민 192명이 타고 있었다. 입국장은 이들의 무사 귀국을 기다리던 가족들과 친지들로 붐볐다. 아내와 어린 딸이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와락 껴안는 아버지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무사히 들어와서 다행이다"고 말하며 인천공항을 떠났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던 아내를 마중 나왔다는 조현천(34) 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비행기를 탔다고 해도 혹시 중간에 포격 등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아내가 전투기가 떠다니고 전차가 지나다니는 현지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말했다.

입국장으로 온 승객들은 귀국에 안도하면서 이스라엘 현지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말 경기 시흥시 교회에서 교인 40명과 함께 성지순례를 떠났다는 조준호(33) 씨는 "몇몇 상점들은 문을 닫고 탱크나 장갑차가 많이 지나다녔다"며 "경계경보가 발령된 지역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문제 될 만한 상황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입국한 192명 외에도 아직 현지에 남아있는 단기 체류자들에 대해 항공편과 육로를 통해 출국을 돕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천2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망자 수는 이스라엘 건국 75년 이후 최대 규모다. 부상자도 2천8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가 8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전쟁 사망자는 양측을 합쳐 모두 2천여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현재도 곳곳에서 공습과 총격이 이어지고 있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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