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회연구소장을 맡았던 20여 년 전, 대구경북 출신의 근현대사 역사적 인물들을 선정하여 동상을 세우고 거리명도 지어서 그분들의 훌륭한 정신과 업적을 현창하면 다양성 속 통합된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만약 그런 인물 네 사람을 들라고 한다면, 박정희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 수운 최제우 선생, 전태일 열사를 지목하고 싶다.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을 널리 실천하여 국민적 존경을 받은 민주화운동의 대부 김수환 추기경, 대한민국의 뿌리인 3·1운동을 주도한 천도교의 창시자 최제우 선생, 저임금 무권리 상태의 동료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한 휴머니스트 전태일 열사 등은 대구경북의 정신을 대표할 만한 훌륭한 인물들이다. 이 네 분들의 동상을 적합한 지역에 세우고 그들 이름을 딴 거리명을 지정하면 대구의 도시 품격이 높아질 것이다.
이 네 분들 어느 누구보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분은 경북 구미 출신으로 대구에서 청운의 꿈을 키운 박정희 대통령이다.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 덩샤오핑 중국 주석, 이콴유 싱가포르 총리 등 세계적 석학들과 국가 지도자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정신과 경제발전 모델을 극찬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 대통령의 동상을 그의 본거지인 대구에서조차 여태껏 세우지 못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풍운아 혁명가 박정희의 파란만장한 생애에서, 만주군관학교 입학, 남로당원, 5·16군사정변 주역, 유신독재, 민주화운동 억압 등의 이력을 두고 박정희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민주화 세력 내에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친일'과 '독재' 프레임으로 그의 위대한 업적을 폄훼하는 일들은 특히 지난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무릇 모든 사물에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역사상 모든 인물에는 공과 과가 있다. 세계의 주요 도시에는 빛과 그림자, 공과 과가 함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동아시아 기적'을 분석한 프랑스 경제학자 알랭 리피에츠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의 개발 독재를 '필요악'이라 했다. 박 대통령이 주도한 한국의 산업화는 세계사적으로 봤을 때, 최소한의 피를 흘리고 달성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폄훼되고 있는 그의 빛과 공, 과장되고 있는 그의 그림자와 과를 종합하면, 최소한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 할 수 있다. 그림자와 과라고 평가되는 5·16군사정변과 10월 유신조차도 결국 자유민주주의의 사회 경제적 토대를 획기적으로 강화한 역사적 결단이었다는 평가가 최근에 나오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이 서울에 세워지고 박정희 대통령 동상이 대구에 건립되어 건국 대통령과 부국 대통령으로 연결되는 자유민주주의 맥이 윤석열 대통령으로 이어지면, '이승만-박정희-윤석열'의 자유 대한민국 대간이 형성되어 자유 통일한국 건설이란 제2 민족중흥의 대업 성취를 기대할 수 있다.
대구에 박 대통령 동상을 세워 박정희 정신을 후세대에 계승하고 세계 만방에 전파하자. 빛나는 계절 가을의 한복판에서, 동대구역에 세워진 박 대통령 동상과 대구 주요 거리에 건립된 김수환 추기경, 최제우 선생, 전태일 열사 동상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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